뉴스데스크김성국

"편의점에서 담배를 포로 사?"‥18년 경력 베테랑 형사 '촉' 발동

입력 | 2024-01-30 20:29   수정 | 2024-01-3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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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남성이 편의점에서 담배 열 갑이 들어있는 한 포를 사고 있는 모습인데요.

언뜻 보면 이상한 점이 잘 보이지 않지만 18년 차 형사의 촉은 달랐습니다.

김성국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편의점에 들어옵니다.

담배 두 포를 사고 신용카드로 9만 원을 결제한 뒤 황급히 나갑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온 남성은 담배 한 포를 더 샀습니다.

이때 편의점 안에 있던 또 다른 손님은 이 장면을 유심히 보고 있더니 다시 들어온 남성이 결제를 하려 하자 재빨리 카드를 빼앗습니다.

그런데 담배를 사려던 남성은 항의하지 않고 갑자기 줄행랑을 치려 합니다.

엎치락뒤치락 몸싸움은 건물 밖에서 계속 이어졌습니다.

막으려는 사람은 우연히 편의점을 찾은 형사, 도망가려는 사람은 길에서 주운 카드로 담배를 사던 중이었습니다.

당시 경찰관은 저항하는 피의자를 편의점 밖으로 데리고 나와 8분간 몸싸움을 벌인 끝에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분실신고도 안 된 카드였지만 18년 차 형사의 내공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김민규/대전 중부경찰서 형사 5팀 경위]
″형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까 범죄로 취득한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는 담배를 보루(포)째로 구입하는 그런 피해 사례가 다수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범행 10여 분 전, 누군가가 길에 떨어뜨린 신용카드를 주운 뒤 일부러 더 멀리 떨어진 편의점까지 와서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규/대전 중부경찰서 형사 5팀 경위]
″(피의자가) 담배를 살 때도 나눠서 한 번 결제가 되는 걸 확인하고 또다시 추가 구매, 또다시 추가 구매…″

경찰은 피의자에게 점유이탈물 횡령과 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MBC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 여상훈(대전) / 영상제공 : 대전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