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강연섭

"철저한 진상 규명" 대통령의 약속‥1년 지났지만 책임은?

입력 | 2024-07-19 20:03   수정 | 2024-07-1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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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년 전 채상병 순직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 철저한 원인 규명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발표에도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공수처는 과거와 달리 의혹을 받는 대통령실을 압수수색 하지도, 대통령실 인사들을 소환하지도 않고 있죠.

억울한 죽음, 그리고 책임진 사람은 사실상 한 명도 없는 상황을, 강연섭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해병대 채 상병이 구명조끼도 없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급류에 휩쓸려 숨진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은 ″순직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면서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1년이 지났습니다.

법정에 세워진 건 처음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전 수사단장 뿐.

순직과 상관없는 항명 혐의였습니다.

집권 여당의 국방위원은 박 전 단장의 무리한 조사였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신원식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작년 8월 25일)]
″손잡고 가다가 웅덩이에 푹 빠져서 안타까운 죽음을 했어요. 그런데 이게 8명이나 다 처리할 만큼 어마어마한 군의 과오나 그겁니까?″

채 상병 사건의 본질은 수사 외압이 아니라 항명이라는 대통령실 비서실장.

[정진석/대통령 비서실장 (지난 1일)]
″(국방부 장관의 정당한 이첩 보류 지시명령을) 박정훈 수사단장이 어긴 항명 사건이 그 실체이고 본질이라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조그마한 사고′였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먼저 나서서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작전 지시를 한 것이 아니라 지도를 한 거라며 책임을 떠넘긴 임성근 사단장은 순직 9일 만에 사의를 밝혔지만, 인사 조치 대신 사고 넉 달 뒤 정책연수를 떠났습니다.

[임성근/전 사단장 (지난 6월 21일)]
″수사 결과 이후에 과실이 있으면 거기에 맞춰서 조치를 하겠습니다.″

외압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종섭 전 국방장관은 호주대사로 발탁됐습니다.

도피성 출국 논란에는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되물었습니다.

[이종섭/전 국방부 장관 (지난 3월 10일)]
왜 이렇게까지 해야 돼… <지금 조사받고 있는 중에 나가시는 거잖아요?> 그건 다 얘기된 거고…″

그의 이 말이 무색하게 여론은 크게 악화됐고 결국 25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채 상병의 순직에 대해 책임을 지고 법정에 세워지거나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난 사람은 사실상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국민들에게 약속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영상취재: 황상욱, 고헌주 / 영상편집: 우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