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주린

'성별 논란' 여자 복서 메달 확보‥"존엄성 위해 싸울 것"

입력 | 2024-08-04 18:52   수정 | 2024-08-0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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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남성의 염색체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성별 논란에 휩싸인 알제리의 여자 복싱 선수 칼리프가 준결승에 올라 메달을 확보했습니다.

바흐 IOC 위원장은 선수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파리 현지에서 박주린 기잡니다.

◀ 리포트 ▶

남성의 염색체, 즉 XY 염색체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6강전에서 46초 만에 기권승을 따낸 알제리 여자 복서 칼리프.

8강전을 앞두고 논란은 더 가열됐습니다.

상대인 헝가리의 허모리가 경기 전 SNS에 칼리프를 뿔 달린 괴물로 묘사한 듯한 이미지를 올리면서 ′비난이 과하다′는 의견과 ′불공정한 시합′이라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뜨거운 관심 속에 열린 8강전.

칼리프는 내내 우세한 경기를 펼쳤고, 결국 5-0 판정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 동메달을 확보했습니다.

경기 전 날선 반응을 보였던 허모리는 말을 아꼈습니다.

[허모리/헝가리 복싱 대표팀]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칼리프의 미래에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불공정한 경기였다고 생각하나요?> 그건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른바 ′염색체 논란′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반영하듯 이렇게 경기장엔 두 선수를 취재하기 위해 수많은 취재진들이 몰렸습니다.

울먹이며 등장한 칼리프는 ″여성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칼리프/알제리 복싱 대표팀]
″모든 사람이 저의 상황이 어떤지, 제가 누구인지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존엄성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바흐 IOC 위원장까지 나서 근거 없는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
″여성으로 태어나고 자라고, 여권에 기재된 사람을 어떻게 여성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까? SNS상의 증오와 공격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칼리프의 4강 상대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맞붙었던 태국의 수완나펭.

당시 칼리프가 판정승을 거뒀지만 국제복싱협회는 성별 논란이 일자 뒤늦게 실격 처분을 내린 바 있습니다.

파리에서 MBC뉴스 박주린입니다.

영상취재 : 구본원 / 영상편집 : 장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