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장슬기

'거북이 걸음' 송·변전소‥수도권 전력망에 '빨간불'

입력 | 2024-08-25 20:06   수정 | 2024-08-2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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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폭염으로 전기 사용량이 만만치 않은데요.

지난 11년 사이, 발전 시설이 2배 가까이 늘어 ′전력 대란′에 대한 걱정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문제는 송전 선로가 크게 부족하다는 겁니다.

전기를 생산하고도 필요한 곳에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거죠.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동서울변전소는 46년째 서울과 경기 동부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한국전력은 변전소 용량을 4.5GW로 늘리고, 건물을 지어 실내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용인에 들어서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수도권의 전력 수요를 감안하면, 동해안의 발전소에서 전기를 더 끌어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21일, 하남시가 주민 반대를 이유로 최종 ′불허′를 통보하면서 한전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서철수 부사장/한국전력공사]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전이 특별 관리하는 국책 사업입니다. 행정소송 등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절차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전기를 나르는 송전선로 건설도 곳곳에서 멈춰 섰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협의가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한전은 지난해까지 송전선로를 6천5백 서킷킬로미터 연장하기로 했는데, 실제 공사는 4분의 1정도에 그쳤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에 전력 수요가 100GW까지 올랐는데도, 오히려 동해안의 발전소는 전기를 보낼 선로가 부족해 가동률이 낮습니다.

[손용호 부사장/강릉에코파워]
″연간 가동률 예상을 한 15%에서 20% 사이가 될 걸로‥ 9월 추석 전에 다시 다 이제 스톱하고 겨울까지 2개 발전기가 다 멈춰야 됩니다.″

우려가 커지자, 여야는 오는 28일 송전선로와 변전소의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전력망 특별법′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유승훈 교수/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한전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사실 송전망에 대한 투자가 좀 소홀했던 측면이 있고요. 특별법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송전망 건설은 6~7년 이상 지연된 상황‥″

한전은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2050년까지 2.3배 규모의 전력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슬기 입니다.

영상취재 : 윤병순·강재훈 / 영상편집 : 김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