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재경

우리 졸업했어요‥"건강만 허락하면 대학도"

입력 | 2024-02-05 07:38   수정 | 2024-02-0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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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졸업식 철이죠.

졸업생 모두에게 특별한 날이지만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늦깎이 학생들에게는 더 뜻깊은 날이라는데요.

어른 학생들의 졸업식에 이재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졸업식 노래가 흘러나오자 학사모를 쓴 졸업생들이 손을 흔들며 졸업식장 안으로 들어옵니다.

50대부터 80대까지, 나이는 제각각이지만 이날만큼은 모두 다 같은 졸업생입니다.

성인문해교실을 운영하는 한울학교에서 3년 동안 초·중등 과정을 수료해 경남교육청으로부터 학력을 인정받은 이들입니다.

[주이순/한울학교 졸업생]
″이런 학교가 있었기에 이런 일이 있다고 고맙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를 등록했는데요. 앞으로 건강만 허락한다면 대학도 가고 싶습니다.″

3년의 시간을 함께한 스승은 졸업생들을 향한 박수와 응원을 아끼질 않습니다.

[김희숙/한울학교 교사]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을 저희가 어머님들 통해서 배우게 됐고요. 저는 끝까지 어머님들을 위해서 박수와 응원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이번에 경남에서는 이곳 한울학교 졸업생들을 비롯해 166명의 성인문해학교 학생들이 초·중등 학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최고령자는 올해 만 93살인 이근순 학생입니다.

아픈 손이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쓴 글자들이 공책을 가득 채웠습니다.

[이근순/거창군 문해교실 졸업생]
″한글을 알긴 알아도 쓰기가 좀 힘이 들어요. 받침이라 하는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배워야지 배워야지 싶어서…″

선생님과 함께 학교를 오가던 시간은 이젠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봅니다.

[이근순/거창군 문해교실 졸업생]
″선생님 덕분에 3년이라는 세월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차로 나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가고, 그렇게 살았어요. 그게 너무 고마워서 잊을 수가 없었죠.″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1천1백여 명의 학생들이 경남교육청 학력 인정 문해교육 사업으로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MBC뉴스 이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