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준호

'조개 무덤' 된 청정바다‥"공사장 배출수가 원인?"

입력 | 2024-05-13 07:32   수정 | 2024-05-1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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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양양 낙산해변 앞바다에 최근 조개류 집단폐사가 포착됐습니다.

대형 숙박시설 공사장 주변 하천의 물을 떠봤더니 시멘트오염이 의심되는 성분이 높게 나왔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원 양양의 낙산 해변.

바다 속으로 조금만 들어가자 새하얀 조개껍데기가 무더기로 나옵니다.

최근 수년 새 집단으로 폐사하며 이른바 ′조개 무덤′이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민들은 ″인근 대형 숙박시설 5곳에서 공사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이런 조개 무덤이 곳곳에 생겼다″며 공사장 배출수를 오염원으로 지목했습니다.

결국 양양군이 진상 조사에 나섰습니다.

공사장들의 방류수가 바다로 흐르기 전에 모여드는 이곳 하천의 물을 조사해본 겁니다.

수질 검사 결과 시멘트나 석회에 주로 함유된 칼슘 성분이 이례적으로 높게 검출됐습니다.

[신용건/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 수계조사과]
″칼슘 농도가 일반 하천수보다는 높은 거는 확실하거든요. 그 다음에 시멘트 성분이 유입됐을 경우에도 높게 나올 수가 있습니다.″

또한 추가 조사 결과 한 건설현장 앞 빗물관에선 시멘트 관련 성분으로 추정되는 오염원도 무더기로 발견돼 시정명령도 내려졌습니다.

[하수관 오염물질 제거 업체(음성 변조)]
″한 1톤 돼요. 모르타르 성분이 섞여 있어서 그거를 이제 제거를 해줬죠.″

전문가들은 빗물관에 이 같은 물질이 대거 고여있으면, 수중 생물에겐 치명적이라고 경고합니다.

[박창근/대한하천학회장(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바다에 순간적으로 들어가게 될 경우에는 물고기는 들어오면 도망가 버리면 되잖아요. 저서생물 같은 경우에는 집단 폐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다만 관련 시공사는 해당 오염원에 대해 ″공사하기 전에 쌓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른 곳에서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양양군은 낙산 앞바다 오염에 대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다른 건설 현장의 주변 하수관까지 전반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