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문형철

뇌물 혐의로 구속됐는데‥의정비는 '꼬박꼬박'

입력 | 2024-10-28 06:45   수정 | 2024-10-28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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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뇌물혐의로 구속된 전남 순천시의회 의원이 최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두 달 넘게 의정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순천시의회는 의정비 일부를 매월 꼬박꼬박 지급했습니다.

문형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시정질의가 진행 중인 순천시의회 본회의장.

의원석 하나가 텅 비어 있습니다.

지난 8월 구속된 최병배 의원의 자리입니다.

민원을 해결해 주는 대가로 태양광 업자에게 9천9백만 원을 받기로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지금까지 두 달 넘게 의정 활동을 못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순천시의회는 월급에 해당하는 의정비를 꼬박꼬박 지급했습니다.

지난달 최 의원에게 준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은 150여만 원.

10월에도 같은 금액이 나갔습니다.

[순천시의회 관계자 (음성변조)]
″의원직을 상실할 정도가 되면 지급하지 않는 거고, 조례에 의거해서 저희가 그렇게…(지급했습니다.)″

전라남도를 포함해 도내 23곳의 조례를 확인해 봤습니다.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전부 지급하지 않는 곳은 10곳.

순천시의회를 포함해 9곳은 기간에 따라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의 20~40%를 지급하고, 나주 등 4곳은 의정활동비만 주지 않고, 월정수당은 지급합니다.

일을 하지 않아도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겁니다.

[김 석/순천YMCA 사무총장]
″구속돼 있는데 혈세로 의정비가 지급되고 있다면 누가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고 지탄받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음성변조)]
″옥중 결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의정 활동 자체를 못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게 형평에 안 맞다고… (판단합니다.)″

구속된 의원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을 때는 그동안 지급하지 않은 의정비를 줘야 합니다.

반면, 혐의가 인정돼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이미 준 돈을 회수할 수 있는 규정은 없습니다.

MBC뉴스 문형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