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은 지 꼭 일주일 만에, ′체포 방해′를 진두지휘한 ′피의자′ 박종준 경호처장이 경찰에 나왔습니다.
합법적 영장 집행을 막고 시간을 끌다가 또 사표를 낸 채 조사를 받고 내적 동기까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동안 경호처장의 행보를 종합해보면 이로 인한 시간을 벌면서 결국 가장 이득을 본 장본인은 부하를 방패막이 삼아 체포를 피하고 있는 피의자 윤 대통령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승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세 번째 소환 통보 만에 경찰에 나온 박종준 경호처장은 미리 준비한 발언을 쏟아내며 윤석열 대통령을 적극 엄호했습니다.
[박종준/대통령 경호처장]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의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법원이 두 차례나 발부한 체포영장이 ″법리적 논쟁이 있다″고 윤 대통령 측을 편들면서도, 수사를 거부하고 있는 ′피의자′ 윤 대통령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박종준/대통령 경호처장]
″<체포영장 적법하게 발부됐는데 왜 막고 계시는 건지.> 그건 여러 가지로 법리적으로 이론이 있기 때문에…″
또 관저에 ′인간 벽′을 세우고 ′철조망′까지 두른 경호처의 ′체포 방해′는 유혈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포장했습니다.
오히려 ″정부 기관끼리의 충돌을 막기 위해 중재를 건의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박종준/대통령 경호처장]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한 바가 있습니다.″
체포만큼은 피하기 위해 제3의 장소에서 조사받는 방안을 공수처와 협의하는 방안, 공수처를 건너뛰고 특검 수사를 선제적으로 요청하는 방법 등이 의논된 걸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이 지금 어디 있느냐′는 질문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간 경찰 조사를 거부한 데 대해선 ″처음부터 소환에 응하려고 했다″며 ″변호사 준비가 늦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종준 경호처장은 경찰에 나오면서 비서관을 통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