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은민

비닐하우스에서 복숭아밭 지키던 70대 부부 화재 참변

입력 | 2025-12-24 20:16   수정 | 2025-12-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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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대구에서는 농사를 짓던 밭 한켠에 마련된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자던 6, 70대 부부가 화재로 숨졌습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밤새 켜둔 난방기기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입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복숭아밭 옆 비닐하우스가 다 타고 뼈대만 남았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잿더미와 함께 가스통과 난로가 검게 그을려 있습니다.

새벽 4시 20분쯤 난 불은 75㎡ 크기의 비닐하우스를 30분이 채 안 돼 모두 불태웠습니다.

안에는 70대 남성과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근 주민 (음성변조)]
″밤에 비도 약간 오고 하는데 불이 나버리니… 누가 신고할 사람도 없었지 싶어.″

밭을 임대해 복숭아 농사를 짓던 부부는 한켠에 마련한 창고형 비닐하우스에서 자주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근 농민 (음성변조)]
″어제도 봤어요. 어제도 보고… 일하다가 저기 앉아서 하다가 힘들면 저기(비닐하우스) 앉아서 쉬다 가고…″

밤사이 이곳 대구 수성구는 강풍을 동반한 차가운 비까지 내리며 체감온도가 0도 안팎까지 떨어졌습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비닐하우스 안에 켜둔 난방기기에서 과열이나 합선 등으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전기장판도 있고 난방기는 다 쓰셨더라고요. 가스버너도 쓰셨고…″

찬 바람을 막아주고 온기도 조금은 붙잡아주는 비닐하우스는 한겨울을 나기 힘든 이들의 보금자리로 종종 사용됩니다.

그러나 환기가 잘 안되는 특성상 밖이 추우면 추울수록 찬 비닐 막에 내부의 습기가 맺히기 쉽습니다.

[전하리/대구 수성소방서 예방안전과 소방장]
″비닐하우스는 습기로 인해 누전이 자주 발생하는 등 전기시설 관리에 굉장히 취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 합동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 윤종희 (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