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외전송재원

[경제쏙] 기름값 최고가격제 30년 만에 부활

입력 | 2026-03-12 15:39   수정 | 2026-03-1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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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송 기자, 지금 남효정 기자하고 얘기를 할 때 우리가 국제유가 얘기를 했었거든요.

중동 사태 이후에 국제유가가 정말 급등락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기름값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오늘은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오늘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1천929원, 경유는 1천939원이었습니다.

각각 전날보다 11원, 13원 내린 건데요.

12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 유가가 90달러대까지 내려왔지만, 주유소 기름값 하락세는 더딘 모습입니다.

지난주 국제유가가 급등할 당시에는 전국적으로도 하루 만에 휘발유는 54원, 경유는 94원이나 오르기도 했는데요.

보통 국제유가가 오르면 주유소 기름값은 2주나 3주 뒤에 따라 오릅니다.

재고 물량을 소진하고 새 기름이 유통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번엔 통상적인 시차도 없이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단숨에 폭등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 앵커 ▶

지금 송 기자가 얘기를 한 것처럼 국제유가가 오르면 휘발유 값도 그냥 바로 따라서 오르는데 내려갈 때는 그대로란 말이에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납득이 안 간다, 이렇게들 말씀을 하시는데 왜 그런 겁니까?

◀ 기자 ▶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주유소에 공급되는 기름값도 내려가는 게 상식적입니다.

하지만, 제가 국내 정유 업계에 물어봤을 땐 ′아직′이라고 답했는데요.

국제 유가의 시세가 실제 정유사들이 사는 석유 제품 가격에 반영 되어야 개별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도 조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전쟁 발발 당시엔, 국제 유가와 제품 가격이 거의 동시에 올랐지만, 이번엔 하룻밤 사이 배럴당 수십 달러가 폭락하고, 또 소폭 오르는 등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 실제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겁니다.

주유소 업계의 입장도 들어봤는데요.

주유소는 이미 공급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비싸게 산 기름으로 저장 탱크를 가득 채워놨는데, 재고 물량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당장 값을 내릴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정유 업계와 주유 업계는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이 있다고 지목하면서 값을 내리길 주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전히 주유소 기름값은 2천 원을 눈앞에 두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당분간 이어지게 됐습니다.

◀ 앵커 ▶

얘기를 듣고 보니까 이해되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답답하다,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름값이 높게 형성이 되면 소비자도 부담이지만 산업계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어떻게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 기자 ▶

네, 중동산 원유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기름을 많이 쓰는 산업군을 중심으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석유화학업계에서 처음으로 여천NCC가 고객사에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했습니다.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외부 요인으로 제품을 공급 못 할 때 책임을 면제받도록 미리 계약서에 명시한 대로 통보한 겁니다.

NCC는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온 나프타를 분해해 플라스틱과 비닐 원료를 만들어 공급하는 설비입니다.

그런데 나프타 절반을 수입하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재료인 ′나프타′ 공급이 끊긴 겁니다.

여천 NCC에 이어 롯데케미칼도 지난 10일 고객사들에게 불가항력 발생 가능성을 통지했습니다.

기름을 많이 쓰는 항공업계도 비상인데요.

국제 시장 항공유 값은 전쟁 이후 2.5배 뛰었는데, 이렇게 되면 연간 3천50만 배럴 항공유를 쓰는 대한항공 유류비 부담은 수조 원 늘어나게 됩니다.

◀ 앵커 ▶

소비자들도 부담이고 경제에도 부담이고 산업계에도 타격이 있습니다.

정부 대책은 뭡니까?

◀ 기자 ▶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이번 주 내로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최고가격제는 국민 경제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산업부 장관이 판매 가격의 최고액을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한 건데요.

지난 1997년 우리 정부가 기름 가격 결정을 시장에 맡긴 뒤부터 사실상 사문화됐던 통제 규정이 30년 만에 부활한 겁니다.

정부는 2주 단위로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쟁 이전의 국제 평균 유가 수준 정도일 때 최고가격제를 철회할 계획인데,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1천800원대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또 국제에너지기구의 전략 비축유 긴급 방출 결정에 따라 비축유 2천246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