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변윤재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

입력 | 2026-02-19 19:57   수정 | 2026-02-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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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또 주목을 받았던 건 선고를 하는 지귀연 재판장이었습니다.

윤석열의 책임을 제도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대목이나 성경을 읽는단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순 없다는 부분에선, 윤석열의 내란을 저런 식으로 설명하거나 비유하는 게 맞느냐는 의문도 드는데요.

변윤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귀연 재판장은 대통령이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를 범할 수 있는지 보겠다며 로마시대부터 연혁을 짚어나갔습니다.

[지귀연/재판장]
″로마시대에는 국가의 기본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내란죄를 처벌했지만‥″

왕이라 하더라도 주권을 침해하는 반역죄라는 인식이 생겼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청교도 혁명 찰스 1세까지 언급했습니다.

[지귀연/재판장]
″분노해서 직접 군대를 이끌고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서 그 자리에서 의회를 강제로 해산시키는 일이 있었다는 점을, 역사교과서를 통해서‥″

국가원수가 내란죄 피고인으로 된 사례를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모두에서 살펴봤지만 찾아보기 힘들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지귀연/재판장]
″아프리카나 남미 등 이른바 개발도상국의 경우에선‥실제 이로 인한 내란, 반란, 역모 등 유사한 형법 규정에 의해 처벌받은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른바 ′선진국′에는 이 정도 수준의 갈등이 없도록 제도 설계가 되어있다며, 정치와 선거제도 이야기까지 꺼내들었습니다.

[지귀연/재판장]
″의회를 상원·하원 양원으로 나눠서 의회가 신중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중간투표 등의 제도를 두어서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하도록 하는 장치 등을 두고 있기도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내세운 국가 위기 타개 등은 동기·명분과 목적을 혼동한 주장이라며, 군을 국회에 투입한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며 성경까지 꺼내들었습니다.

[지귀연/재판장]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비상계엄, 병력 출동 및 국회 봉쇄 시도 등의 행위에 나아간 잘못을 저지른 것은 명백하게 구분되어야 합니다.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습니다.″

재판부의 정확한 판단 이유가 모두 담긴 판결문은 이르면 내일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편집: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