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1천만 관객 '단종 앓이' 〈왕과 사는 남자〉, 25번째 천만영화 등극

입력 | 2026-03-06 20:17   수정 | 2026-03-0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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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단종의 뒷이야기를 담은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약 한 달 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영화관이 OTT에 밀려 고전하는 시기에, 역대 25번째 1천만 한국 영화가 나온 겁니다.

임소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영화를 만든 장항준 감독조차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봤는지, 농담처럼 공약을 던졌습니다.

[장항준/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감독 (지난 1월 29일)]
″1천만 되면, 될 리도 없는데, 만약에라도 되면 전화번호 바꾸고 개명하고…″

그런데, 한 달 만에 천만 관객이 몰렸습니다.

2024년 <파묘>와 <범죄도시4> 이후, 끊겼던 천만 영화의 맥을 이은 건,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인 사극이었습니다.

자극적 소재가 아닌 한국적 이야기가 다시 한번 ′천만 코드′로 통한 겁니다.

[강세라/관객]
″저도 원래 사극을 즐겨 보진 않는데 주변에서 막 사람들 만나면 계속 ′〈왕과 사는 남자〉 봤어?′ 하다 보니까…″

″노산군이 해를 입었을 때, 고을 아전 엄흥도란 사람이 찾아가 곡을 하고 장사했다.″ 조선왕조실록 속 한 문장에서 상상력은 시작됐습니다.

이제껏 사극은 주로 왕위 찬탈의 역사를 담았지만, 이번엔 가장 높은 곳에서 쫓겨난 왕과 민초들과의 만남을 상상했습니다.

[장항준/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감독]
″왕의 이름이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았으면 했던 그 지키려는 사람들의 어떤 소중한 충절, 마음, 우정 이런 것들에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마지막 몸부림, 상상 속 역사는 현실과 닮은 꼴이었습니다.

그 서사의 힘에 더해진 배우들의 호연은 설에 이어 3.1절 연휴까지 관객들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박훈민/관객]
″감정 이입해서 생각해 보니까 너무 좀 저도 감정이 북받치는 그런 장면이었어서…″

급성장한 OTT에 밀려 고전하던 영화계는,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흥행에 모처럼 고무된 분위기입니다.

[유해진/영화 ′왕과 사는 남자′ 엄흥도 역]
″요즘은 한 작품 한 작품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또 투자를 해주시고, 그래야지 또 영화계도 또 움직이고 그러니까…″

태블릿으로, 또 스마트폰으로,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고, 혼자 영화 보는 게 일상이 된 2026년.

극장에 모여 함께 영화를 보고 듣는 이유를, 예상을 깬 25번째 1천만 영화의 탄생은 스스로 답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남현택 / 영상편집 : 주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