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유서영

윤석열은 E씨? 수십억 예산 '판결문 비실명화' 이대로 괜찮을까

입력 | 2026-05-27 20:24   수정 | 2026-05-27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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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약 한 달 만에 외부에 공개된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의 이름이 전부 익명으로 등장해 논란이 됐죠.

이걸 실명으로 바꾸려면 많은 작업이 필요하고, 법원은 비실명화에 들어가는 예산이 더 필요하다며 증액을 요청한다는 방침인데, 내란과 같은 주요 사건에선 아예 처음부터 비실명화에 예외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피고인 E를 무기징역에 처한다′.

서울중앙지법 홈페이지에 공개된 판결문입니다.

피고인 E.

[지귀연/재판장 (지난 2월 19일,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선고)]
″피고인 윤석열을 무기징역에 처합니다.″

바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입니다.

이 재판 피고인이 아니었던 가담자들의 이름은 더 난해합니다.

마치 암호 같은 ′GW GX′, 바로 ′국무총리 한덕수′이고 ′DX장관 DY′는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입니다.

민주주의와 헌법을 뒤흔든 사건으로 재판은 영상으로까지 국민들에게 중계됐지만, 정작 외부 공개 판결문에선 이름이 사라진 겁니다.

개인정보 노출이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판결문을 공개할 때 인명과 지명 같은 개인정보를 알파벳으로만 표시하게끔 하는 예규가 일률적으로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시민단체에선 실명 판결문을 공개하라는 소송까지 냈습니다.

[이지현/참여연대 사무처장 (지난 3월 10일)]
″내란의 실체를 알 권리가 있는 시민들에게는 판결문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공개된 판결문은 사실상 누가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는 문서입니다.″

시간과 비용도 문제입니다.

판결문 비실명화는 1차로 프로그램이 이름을 변환한 뒤 직원들이 일일이 검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내란 우두머리 사건은 공개까지 거의 한 달이 걸렸고 과거 드루킹 사건 판결문은 석 달이 걸린다는 말도 있었다고 합니다.

비실명화에 들어간 세금도 재작년 32억 원에서 작년 38억 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여기에 내년부터 판결문 공개 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형사 하급심까지로 넓어지기 때문에 법원행정처는 이번 주 안에 재정당국에 예산 증액을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비실명화 자체는 헌법적 가치인 재판공개 원칙을 확대하는 과정에 뒤따르는 조치일 따름이기에 국민의 알 권리와 사건의 중요성에 따라 비실명화 지침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사법부가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독고명 / 영상편집: 권기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