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성일

[뉴스 속 경제] 공개 서두르는 대형 기술기업들‥이유는?

입력 | 2026-06-15 07:43   수정 | 2026-06-1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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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뉴스 속 경제 시간입니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업 공개, 스페이스 X의 주식 거래가 지난 주말부터 시작됐습니다.

′스페이스 X′를 뒤따를 것으로 예고된 대형 인공지능 기업의 증시 상장이 가진 의미와 영향을 이성일 기자에게 그 의미를 들어보겠습니다.

떠들썩했던 스페이스 X의 주식 시장 등장은 일단 성공적이었던 거죠?

◀ 기자 ▶

자본시장에서 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냈던 ′스페이스 X′, 드디어 지난 주말에 주식 시장 상장했는데요.

첫날 주가는 160.95달러, 공모가보다 20% 가까이 올라서 마감했습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7700억달러, 우리돈 2천6백조원였으니까요, 하루 만에 500조원 넘게 늘어난 셈입니다.

일반인들도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는 시장에 주식을 등록하는 절차를 기업 공개라고 하죠.

사상 최대 규모라는 이번 공개로 스페이스 X가 얻은 투자금 750억달러, 114조원인데 이전의 어떤 기업 공개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규모입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을 보면, 지금까지 최대 규모였던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조금 차이가 났는데 의도적으로 조정한 느낌이 나죠.

숫자 이전에 스페이스 X 주식 살 돈 마련하려고 미국의 다른 기술주를 팔았다, 비트코인 팔았다, 심지어 우리나라 반도체 주식까지 매도했다, 온갖 추측이 난무했던 사실 자체가 이번 기업 공개의 파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 앵커 ▶

일론 머스크가 우주 탐사를 목표로 만든 회사잖아요?

이번 기업 공개에서 스페이스 X에 대해 더 드러난 것들이 더 있죠?

◀ 기자 ▶

일론 머스크 하면 전기차 생산 업체 테슬라를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페이팔′ 지분을 매각으로 큰 돈을 번 머스크가 곧바로 세운 회사는 스페이스 X였습니다.

회사 목표는 기념식에서 말한 대로 ″달과 화성에 가는″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를 현실로 만드는 일입니다.

그런데, 우주 탐사가 언제쯤 가능할까? 공개된 자료를 보면, 복잡한 생각이 듭니다.

′스페이스 X′ 정체성이라고 할만한, 로켓 발사 사업은 적자입니다.

대형 인공 지능 언어모델 그록(Grog)을 앞세운 인공지능 사업, 작년까지 매출의 2배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구 주변 궤도에 띄운 위성으로 인터넷·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 사업만 25조원 넘는 매출에 6조 넘는 순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적자 기업이라 순이익 몇 배라는 일반적 기준을 적용할 수 없고, 성장 전망 좋은 기업에게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매출 대비 기준으로도 93.5배라는 전례없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래서 인지 주가가 너무 높다, 낮다 상장 전후로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 않나요?

◀ 기자 ▶

답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공모 주선해 수천억원 돈을 벌게 된 금융회사들은 주가가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반면, 기업 가치가 공모가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냉정한 평가도 공존합니다.

재활용 우주 로켓을 쏘는 기술은 당분간은 경쟁자가 없다고 할 만큼 독보적입니다.

하지만, 이 기술로 언제, 어떻게 큰 수익을 만들지, 우주에 데이터 센터를 만드는 비교적 가까운 목표도 시점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기업 가치 1/3을 차지하는 인공지능 부문의 잠재력이 크다고 하지만, ′그록′이라는 대형 언어모델은 경쟁을 하기에 버거워 보입니다.

당장은 데이터 센터를 건설해 다른 기술 기업에 임대해 돈을 버는 수익 모형에 의존하는데, 과연 이 시장의 성장성·수익성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의문입니다.

회사의 성장 잠재력에 더해, 일론 머스크 혼자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회사 구조도 불안 요소입니다.

일론 머스크가 의결권 85% 넘게 가져, 대표 해임은 불가능하고, 견제할 세력이 없다, 테슬라와도 다른 스페이스 X의 특징입니다.

◀ 앵커 ▶

올해 안에 기업 공개를 기다리는 초대형 기업들, 특히 인공지능 기업들이 더 있잖아요?

◀ 기자 ▶

클로드 만든 앤트로픽과 챗GPT 만든 오픈 AI 가 대표적입니다.

이름값 만큼이나 큰 기업가치 1조 달러를 기대하는 두 기업은, 공개 시점을 두고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업에서 후발주자인 앤트로픽이 기업 공개를 앞서 추진했는데, 불과 1주일 전 Open AI가 비공개 신청서를 내면서 뒤집기에 들어간 형국입니다.

지난 2019년 차량 공유서비스 1위 업체인 우버가 같은 업종 경쟁 업체 ′리프트′ 보다 2달 늦게 기업 공개에 들어갔습니다.

리프트 주가가 1주일 만에 20% 넘게 하락한 영향을 받아 우버는 당초 예정했던 공모가를 20% 넘게 낮췄고, 투자금도 40조원 가까이 줄었습니다.

두 회사 경영자·주주들이 서비스 개발 경쟁만큼 상장 시점에 신경쓰는 한 가지 이유입니다.

초대형 기업들이 공개 시점을 당기는 근본적 이유는, 연방준비제도가 시장 예상대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큰 규모의 자금을 끌어들이기 더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높은 건물이 완성될 때쯤 침체가 온다는 이른바 ′마천루 저주′처럼, 금융시장에서도 초대형 기업 공개가 불황의 예고편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초대형 기업 공개·금리 인상 모두 변동성을 키울 사건들이라, 가볍게 넘길 수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