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디지털뉴스 편집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 정부 반대 인사들에 대한 ′글로벌′ 검거 작전을 펴고 있는 터키 정부가 자국 출신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에 대한 인도를 요구하고 나섰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터키 검찰은 NBA 리그 뉴욕 닉스에서 센터로 뛰고 있는 에네스 칸터(26)에 대해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추종 조직원이라는 이유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한 국제체포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정부는 미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귈렌이 지난 2016년 실패한 쿠데타를 배후 지원했다며 테러조직으로 규정, 그동안 미국에 귈렌의 인도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귈렌에 대한 인도 요구가 인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요구를 거부해 양국 간 최대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NBA에서 활동 중인 칸터는 자신을 귈렌의 ′종복′이라고 자칭하면서 귈렌 조직이 테러 활동에 간여한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귈렌 역시 자신이 실패한 쿠데타에 어떤 역할도 한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칸터는 터키 검찰의 인도 요구에 대해 15일 트위터를 통해 ″신(神)이 있다″며 에르도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칸터는 그러나 체포될 것을 우려, 미국 밖으로의 여행을 삼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7일 런던에서 열리는 뉴욕 닉스와 워싱턴 위저즈와의 해외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르도안에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나 표적이 되고 있다″면서 자신이 포함되고 있다고 말했다.
칸터는 지난 2016년 일련의 트윗을 통해 귈렌을 찬양하고 에르도안과 또 다른 터키 출신 전직 NBA 플레이어인 히다옛 투르코글루를 비난한 바 있다. 에르도안이 투르코글루를 고문으로 영입한 데 대해 ″볼을 훔치는 것을 배우기 위한 것이냐″고 조롱했다.
칸터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요청은 따라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투르코글루의 제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칸터는 지난 2017년 루마니아에 일시 기착했다 터키로 인도될 뻔했다. 터키가 그의 여권을 취소하면서 현지 당국이 그를 체포, 터키로 인도할 뻔했으나 미국의 도움으로 인도를 모면했다.
칸터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요청은 에르도안 정권이 아직도 국내외 반체제 세력에 대한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검거작업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터키 당국은 그동안 정보기관 등을 동원, 인접 코소보로부터 멀리는 말레이시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외 작전을 벌여 100여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히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터키를 3위로 이끈 축구영웅 하칸 쉬퀴르 역시 귈렌의 제자로 에르도안 정부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며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