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1-28 11:27 수정 | 2020-01-28 11:33
박정희 정권이 유신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유언비어를 퍼뜨린 혐의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80대 남성이 48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북부지법은 계엄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김모 씨의 재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972년 10월 22일 저녁 6시쯤 서울 성북구의 한 이발관에서 ″박 대통령은 종신이나 통일시까지 계속 유일할 것이다.″, ″국회 앞 장갑차의 계엄군은 사격자세로 있는데, 국민을 쏠 것인지, 공산당을 쏠 것인지. 재선거하면 국회 사무처 직원은 반으로 줄 것이다.″ 등의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후 군사법원은 김씨가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고, 항소심 끝에 징역 3개월로 형이 감형되자 김 씨는 상고를 포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해 검찰은 당시 김 씨를 처벌한 근거였던 계엄포고령 자체가 위헌이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계엄 포고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계엄 포고가 당초부터 위헌·무효인 이상 김씨의 공소사실은 범죄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