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7-19 21:58 수정 | 2020-07-20 09:43
[ 정경심 동양대 교수 22차 공판 ]
2020. 7. 16
#. 동양대 직원 ″정상적인 총장 명의 표창장 아니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정경심 교수의 22차 공판이 열렸습니다.
동양대 총무관리팀과 어학교육원에서 근무한 행정 직원 등 무려 10명이 줄줄이 증언석에 섰습니다.
먼저 다뤄진 건 동양대 표창장 관련 의혹인데요. 검찰은 정 교수가 집에서 아들의 상장을 이용해 딸의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총장 명의로 된 딸의 표창장을 자세히 보니, 일련번호와 상장 이름 등이 다른 것과 좀 달랐다는 겁니다.
딸 표창장의 일련번호는 ′어학교육원 제2012-2-01호′.
검찰은 동양대 표창장의 경우 일련번호가 ′연도-발급순번′으로 되어 있는데, 조 씨 표창장의 일련번호는 ′가지번호′가 한 번 더 붙어 있어 통상적이지 않다며 위조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양대 총무관리팀에 근무했던 권 모 씨는 이 표창장에 대해 ″정상적인 총장 명의 표창장이 아니″라고 증언했습니다.
[ 7월 16일 / 정경심 22차 공판 中 ]
검사 : ″증인. (검찰 조사에서) 이건 ′정상적인 총장 명의 표창장 아니′라면서, 먼저 해당 상장 일련번호가 어학교육원 제2012-2-01호로 되어있는데 이는 총장 명의 상장에 기재되는 형식 아니다. 또 이 일련번호는 어학교육원 자체에서 발급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교육원 자체에서 주는 상이므로 총장이 아닌 어학교육원장 직인 찍혀야 하는 것이 맞다′고 진술한 바 있죠?″
권 모 씨 (동양대 총무관리팀 근무) : ″네.″
총무관리팀에 근무했던 또 다른 직원이나, 어학교육원에 있었던 직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들은 조국 전 장관의 딸이 받은 표창장의 상 이름도 처음 봤다고 증언했습니다.
[ 7월 16일 / 정경심 22차 공판 中 ]
검사 : ″(검찰조사에서) 일련번호가 상이하다, 이런 상장은 이제껏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인가요?″
임 모 씨 (동양대 총무관리팀 근무) : ″네.″
검사 : ″본인은 총무복지팀 10년 이상 장기간 근무했지만 표창장 중 ′최우수 봉사상′ 처음 봤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이죠?″
임모씨 (동양대 총무관리팀 근무) :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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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 ″최우수 봉사상 조O. 이 표창장. 영재프로그램에 봉사활동한 것을 사유로 최우수 봉사상 표창장 제작한 적 있습니까?″
배 모 씨 (동양대 어학교육원 근무) :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검찰은 또 총장 직인이 찍히면 상장대장이나 직인대장 중 한 곳에는 표창장이 발급된 게 적혀 있어야 한다며, 조 씨의 표창장은 어느 곳에도 기재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변호인 ″표창장 발급 허술하게 관리″
반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동양대 표창장 발급 자체가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다면서, 검찰 주장에 허점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상장 대장에서 표창장들의 일련번호가 뒤죽박죽인 경우도 있다면서, 그 예로 ″2014년 10월 발급한 상장의 일련번호가 왜 2014년 6월에 발급한 상장 일련번호보다 앞에 있냐″고 물었습니다.
[ 7월 16일 / 정경심 22차 공판 中 ]
변호인 : 위쪽부터 일련대장 기재가 엉망입니다. 2014년 10월 25일 발급된 게... 순서대로 쭉 기재를 했으면 2014년도 6월 24일에 발급된 상장이 더 위에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첫 장부터 순서가 바뀌었습니까? 발급될 때마다 기재한 것 맞습니까?″
임 모 씨 (동양대 총무관리팀 근무): ″네.″
변호인 : ″심지어 2016년 1월 1일 공휴일에 발급됐다는 건 아예 새롭게 일련번호 생성돼서 기재돼 있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 이 경위에 대해 아십니까?″
임 모 씨 (동양대 총무관리팀 근무):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습니다.″
변호인 : ″위 상장대장은 수기로 쓴 것과 전산으로 쓴 게 혼용되고 있습니다. 날짜도 뒤죽박죽입니다. 직인대장은 2012년부터 존재하는데 왜 상장은 2014년 이전 것이 존재하지 않습니까?″
임 모 씨 (동양대 총무관리팀 근무): ″그건 너무 오래된 거라서 제가..″
이에 검찰은 직인을 찍은 날짜와 상장이 발급된 날짜가 서로 달라서 벌어질 수 있는 결과라고 반박했습니다.
#. 한영외고 유학반…′스펙 품앗이′ 있었나?
이날 재판에는 조국 전 장관 부부의 딸이 다녔던 한영외고 관계자도 나왔습니다.
한영외고 유학반 학생들을 지도했던 일명 ′입시 디렉터′ 선생님 김 모 씨인데요.
김 씨는 외국 대학 입시를 지도했는데, ′학부모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당시 학부모 가운데 인턴이나 체험활동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만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학생들을 모집해 연결해줬다는 건데요.
검찰은 정 교수가 딸의 한영외고 친구 아버지인 장영표 단국대 교수에게 딸의 논문 저자 등재를 부탁하는 등 이른바 ′스펙 품앗이′를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김 씨는 재판에서 정 교수 딸이 단국대 체험학습을 하며 논문 저자로 이름을 올린 게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공방은 거셌지만, 결국 이날 재판을 통해서는 동양대 표창장이나 ′스펙 품앗이′ 부분이 명쾌하게 해결된 것 같지는 않죠.
다음 재판은 오는 23일 열리는데,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동양대 표창장 등과 관련해 대검과 중앙지검에서 근무하는 디지털증거 분석 수사관들에 대한 증인신문도 예정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