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수진

[World Now] 미용실 영업하다 감옥행…美 경제 정상화 시동 괜찮을까?

입력 | 2020-05-07 11:24   수정 | 2020-05-07 13:21
텍사스 미용실 원장님 영업 강행하다 투옥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미용실 원장이 영업 제한 명령을 어기고 영업을 계속하다 결국 투옥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달라스 법원의 에릭 모예 판사는 정부 지침을 어기고 영업을 계속한 미용실 원장 셀리 루터를 일주일 투옥하라고 명령했는데요.

모예 판사는 재판에서 미용실 원장의 행동은 ″공동체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한 이기적인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미용실 원장은 ″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려면 생업을 포기할 수 없다″며 ″아이를 먹이기 위해 일을 계속한 것이 이기적인 행동이냐″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미용실 원장의 투옥으로 논란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텍사스주 켄 팍스톤 검찰총장은 미용실 원장을 감옥에 가둔 것은 권력 남용이라며 즉각 비판했는데요.

특히 달라스 법원이 교도소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범죄자들을 풀어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납득할 수 없다며 즉각 석방하라고 주장했습니다.

텍사스주는 이미 영업 제한을 풀었는데, 미용실과 바는 영업을 할 수 없어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반발 커지자 영업 재개…우려는 여전

이처럼 영업제한 조치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이미 많은 주 정부가 영업을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적 정상화 조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워싱턴포스트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상당수가 영업 재개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화관의 경우 82%, 운동시설은 78%, 식당이나 네일숍의 영업 재개에는 74%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트럼프는 ″미국 정부가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억제해 왔다″며 ″국가 재개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영업 제한 조치가 완화되면 ″사람들이 집에 갇혀 있지 않을테니 사망자가 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코로나19 우려에도 영업 재개…괜찮을까?

존스 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2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7만 3천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50개 주 가운데 대다수 주의 제한조치가 이번 주말 완화됩니다.

CNN방송은 오는 일요일이면 미국 50개 주 가운데 43개 주에서 부분적으로 경제 정상화가 이뤄진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자택 대피령이 내려졌던 캘리포니아주는 8일부터 꽃집과 서점을 포함한 가게들의 영업이 허용되고, 미시시피주에서는 이번 주부터 20명 이상의 야외 모임이 허용됩니다.

텍사스 주에서도 공간을 25%만 채우는 조건으로 예식장 영업이 허용되고, 미용실과 네일숍, 수영장 등도 일정한 지침을 따르는 조건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됩니다.

이같은 부분적 정상화 조치는 영업 제한 조치가 계속되면서 미국 내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는 여전하지만 생계 유지가 어려워진 사람들의 반발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 곳곳에서는 경제 정상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재가동 기준 충족한 주 한곳도 없어″

하지만 존스홉킨스 보건안보센터의 케이틀린 리버스 수석 연구원은 미 하원 예산위원회 소위원회에 출석해 ″내가 알기로는 (경제 활동 재개를 위한) 네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한 주는 한 곳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네 가지 조건이란 첫번째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 수가 최근 2주간 감소한 것, 두번째는 모든 신규 확진자의 접촉자 추적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공중보건 역량, 세번째로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모이는 모든 이들을 검사하기에 충분한 진단 능력, 네번째 이들을 안전하게 치료하기에 충분한 의료 체계입니다.

리처드 베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 국장대행 역시 미국이 제대로 검사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수천명 수준으로 코로나19 환자의 접촉자를 추적할 인력을 확대하지 못했고, 코로나19 환자나 이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안전하게 격리할 장소도 제공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경보음을 무시한채 과속으로 달리는 미국의 경제 재개, 과연 탈없이 이뤄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