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7-10 09:06 수정 | 2020-07-10 09:07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친 트럼프 유명 래퍼, 트럼프에 등 돌리다!</strong>
그래미 상을 21개나 받은 미국의 유명 래퍼이자 의류 사업가인 카니예 웨스트.
포브스 선정, 올해 세계에서 두번째로 돈을 많이 번 억만장자 연예인이기도 합니다.
(1억 7천만 달러, 우리 돈 2033억원을 벌었는데 1위는 7000억원을 번 모델 겸 사업가 카일리 제너로 카니예 웨스트의 처제입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대표적인 ′친 트럼프′ 연예인으로 꼽혀왔는데요, 민주당 지지가 강세인 미국의 대중 문화계에선 공화당 지지자가 흔치 않아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2018년 10월엔 백악관에 초대받아 대통령과 점심 식사를 할 정도로 친분을 자랑했었죠.
그랬던 그가 지난 8일 경제 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i>″나는 이제 빨간 모자를 벗었다.″</i>
MAGA란 글씨가 쓰인 빨간 모자는 트럼프 지지자의 상징입니다. 트럼프 열성 지지자로 통했던 그가 지지 철회를 선언한 겁니다.
MAGA는 ″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선 캠프의 슬로건의 앞글자를 딴 겁니다.
인종차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에 크게 실망한 게 주된 이유로 보이는데요.
그는 경찰의 목누름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항의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지하 벙커로 피신한 것을 비판했었습니다. 플로이드를 포함해 경찰과 충돌하다 사망한 흑인들의 가족을 위해 2백만 달러를 내놓기도 했고요.
인터뷰에서는 카니예 웨스트 본인이 지난 2월 코로나19에 걸렸단 사실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코로나19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부실 대처도 지지 철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트럼프로 안 되겠다, 내가 직접 출마!</strong>
급기야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트윗을 통해 직접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합니다.
<i>″우리는 이제 신을 믿고 목표를 통합하며 미래를 건설함으로써 미국의 약속을 실현해야 한다. 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i>
주변인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평소 친분을 자랑하던 괴짜 사업가 ′엘론 머스크′는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러나 한 헐리우드 배우는 ″안 그래도 거지 같은 한 해의 정점!″이라며 일축했고, 유명 언론인도 ″지금 말고, 카니예. 장난 아니야″라며 진지하게 출마 선언 철회를 부탁했습니다.
유명인들의 엇갈린 반응처럼, 현지 언론들도 억만장자인 웨스트의 출마 선언이 홍보 전략인지 정말 정치에 뛰어들겠다는 의도인지 분석이 분분합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알고 보니 정치 꿈나무?</strong>
그런데 카니예 웨스트의 과거 발언이나 행동들을 살펴보면 그가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가긴 했지만 예전부터 정치에 꽤 관심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흑인 거주율이 높은 남부 지역을 덮쳤던 2005년, 카니예 웨스트는 ″George Bush doesn′t care about Black people.″ (부시 대통령은 흑인을 신경쓰지 않는다.)며 공화당 정부를 비판한 바 있습니다.
2015년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통령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함께 셀피를 찍으며 지지 의사를 밝혔고요,
그 직후엔 MTV 뮤직비디오 시상식, 잡지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2020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2016년 11월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했습니다. 대선에 참가하진 않았지만 만약 투표를 했다면 트럼프를 찍었을 거라면서요.
이 발언 한 달만에 당선자 신분인 트럼프를 뉴욕에서 만나더니 2018년 10월엔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통령을 만나는 사이가 됐습니다.
″흑인이라고 해서 당연히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인종차별″이라며 소신을 밝히면서요.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대통령 선거 도전, 현실성 있을까?</strong>
카니예 웨스트는 엘론 머스크의 조언을 받고 있으며 와이오밍 출신의 교회 전도사 ′미셸 티드볼′을 부통령 후보로까지 선택했다는데요.
하지만 무려 10개월이 걸리는 복잡한 미국 대통령 선거 절차를 감안하면 실제로 대선에서 뛰는건 아주 현실성 낮다는 분석입니다.
대선까지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대선 후보로 등록하기 위한 서류 작업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는 이미 각각 정해진 상태여서 웨스트를 후보로 추대할 소수 정당를 찾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뉴멕시코, 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주에선 이미 투표용지에 대통령 후보로 이름을 올리기 위한 등록기간 조차 지났습니다.
그렇다면 뒤늦은 대선 출마 선언과 트럼프 지지철회, 이유가 뭘까요?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고도의 홍보 전략? 흑인표 가르기?</strong>
미국 현지에선 눈길 끌기용 홍보전략으로 보는 분위깁니다.
그는 최근 ′신의 나라′라는 싱글앨범을 발표했고, 자신의 패션브랜드 이지(West and Yeezy)와 갭(GAP)과의 협업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흑인표를 빼앗으려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합니다.
전통적으로 흑인은 민주당의 든든한 지지기반으로 이해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처하면서 ′포용′보단 ′진압′에 우선을 뒀고, 코로나19 대응 마저 ′안전′보다 ′경제 재개′에 우선을 둬 유권자들의 실망을 많이 산 상탭니다.
이를 파고든 바이든 후보는 플로이드의 유가족과 흑인 지도자들을 만나 민심을 다독이고 부통령 후보로 유색인종을 지명하겠다 공표했습니다. 트럼프와 반대로 하면 이긴다는 전략이죠.
이 전략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지지율이 과반을 넘기며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필 이렇게 트럼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시점에 카니예 웨스트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니 묘하게 시기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죠.
[6월 25일-26일 서포크 대학 실시 여론조사]
바이든 46% VS 트럼프 37%
[7월 5일 몬머스 대학 실시 여론조사]
바이든 53% VS 트럼프 41%
일단 카니예 웨스트는 ″대선 도전이 언론 홍보용이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정말 진지하게 정치에 나설 생각이 있는 건지, 억만장자의 탁월한 홍보 전략인지, 트럼프의 재선을 돕기 위한 성동격서식 전법인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