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진주

[World Now] 감염자 450명 급증에도…아베" 돈 줄테니 여행 가라"

입력 | 2020-07-16 11:20   수정 | 2020-07-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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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관광국(JNTO)이 최근 공개한 영상입니다.

제목은 ′그날을 기다리며′

″한 시간 거리의 일본은 언제나 당신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해주었습니다. 하늘길과 바닷길이 다시 열릴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금은 관광을 못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다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지길 바란다는 영상인데요.

한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한국어로도 제작됐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돈 주며 여행가라는 日정부</strong>

일본 정부는 일단 국내 여행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당초 8월 중순으로 예정했던 여행장려캠페인을 오는 22일로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는데요.

아베 정부는 ′Go To Travel′ 캠페인을 통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를 돕고, 소비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 여행 경비를 최대 절반까지 지원해주는데 1인 1박 여행 당 최고 2만 엔(22만원)까지 숙박비를 할인해주고, 당일치기일 경우 교통비를 포함해 최대 1인당 1만엔을 할인해주기로 했습니다. 여행지에서 쓸 수 있는 할인 쿠폰도 지급합니다.

사업비는 1조6천794억엔, 우리돈으로 약 19조원 예산이 투입됩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코로나 상황이 이런데 여행가라고?</strong>

하지만 정작 일본 내 반응은 시큰둥 합니다.

15일 기준 일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54명. 긴급사태 선언 기간중이던 지난 4월 22일, 하루 확진자 450명 이후 84일 만에 최대치입니다.

특히 도쿄도의 경우, 5월 23일엔 2명까지 줄었다가 지난 5월 25일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된 뒤 신규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달 8일 75명에서 9일 224명으로 폭증하더니 10일엔 243명으로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국립 국제의료연구센터의 오마가리 다카오 국제 감염증센터장은 ″이런 상황이 한 달 간 지속된다면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는 16배 늘어나 하루 1천200명이 되고, 다시 한 달 뒤에는 하루 2만 명으로 폭증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도쿄도는 코로나19 경보 수준을 최고 단계인 4단계 ′감염 확대′로 격상했습니다.

■ 도쿄도 코로나19 감염상황 감시 단계

<i>1단계 감염자 수 증가 어느 정도 멈춘 상태
2단계 감염자 확대 징후가 있다
3단계 막 감염이 확대되려 하고 있다
4단계 감염이 이미 확대되었다</i>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여행객 오면 좋다? 천만에 말씀″…반발하는 지자체들</strong>

도쿄도의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자체에서는 자기 지역으로 감염자들이 몰려올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아베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날린 건 그동안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온 오사카부 지사입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지사는 14일, 아베 총리와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전국적인 Go To 캠페인을 지금 당장 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감염자가 적은) 지역에 한해 실시한 뒤 서서히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아오모리현 무쓰시의 미야시타 소이치로 시장은 지난 13일, ″지금까지는 천재(天災)였지만 (이번 캠페인으로 확산되면) 이제는 인재(人災)가 된다″며 정부의 여행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또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시내 관광시설을 다시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여행 캠페인을 강행한다면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항체 검사를 검토하겠다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정부 ″도쿄만 문제″ VS 도쿄 ″냉난방 다 켜겠다는 것″…충돌</strong>

도쿄도와 아베 정부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습니다.

스가 장관은 지난 11일 홋카이도에서 열린 강연에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해 ″ 압도적으로 ‘도쿄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쿄 중심의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도쿄 책임론을 부각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감염 방지 대책을 ′냉방′, 여행 장려 캠페인을 ′난방′에 비유했습니다.

아베 정부가 냉방과 난방을 모두 켜니 아무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믿었던 극우 언론조차 반대</strong>

정치권에서도 여야 가릴 것 없이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14일 당 회의에서 ″엑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고 있는 것과 같은 대응″이라며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을 과소평가하고 여행 장려 정책을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한 자민당 중견 간부가 ″22일부터 앞당겨 실시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라며 여행 캠페인 조기 시행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비교적 아베정권에 친화적인 산케이신문조차 14일 사설에서 ″이런 시기에 전국 규모로 국내 여행을 지원하는 정책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며 ″감염자가 급증하는 수도권을 제외하는 등 단계적 대응을 검토해야한다″고 비판했을 정도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GoTo캠페인 반대 서명 10만 명 넘어</strong>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GoTo캠페인 중단을 촉구하는 인터넷 서명은 5일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이들은 ″캠페인을 강행하면 전국적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여행 캠페인 사업에 할당된 약 1.7조엔(약 19조원)이라는 예산을 더 급한 곳에 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지급 급한 것은 여행경비 지원이 아니라 의료 현장이나 폭우 피해가 심각한 규수 지역의 이재민 지원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단체 여행′을 피하도록 조건을 붙이겠다며 예정대로 오는 22일부터 강행할 방침임을 시사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450명 넘게 쏟아지는 상황에서 시행될 GoTo캠페인..경제활성화만 바라보다 코로나 상황은 더 안좋은 방향으로 가는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