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김민찬

네이버 노조 "숨진 직원, 모욕·과로 고통…이해진-한성숙 방조"

입력 | 2021-06-07 14:29   수정 | 2021-06-07 14:30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숨진 네이버 직원이 담당 임원의 모욕과 업무상 과로에 지속적으로 시달렸으며, 회사 경영진은 계속된 내부 문제 제기에도 묵인·방조로 일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오늘 오전 분당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 원인으로 야간·휴일 없는 과도한 업무량, 부당한 업무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무리한 업무지시와 폭력적인 정신적 압박, 회사의 무책임한 방조 등을 꼽았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지도 서비스 부문에서 일하던 고인은 주말과 밤늦게도 업무를 했고 식사 중에도 늘 업무에 시달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하루 1시간도 쉬지 못했고 밤 10시 넘어서도 일한 것으로 노조는 전했습니다.

담당 임원은 고인에게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업무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업무지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면서 회의 중 물건을 던지고 모멸감이 느껴지는 면박을 주며, 담당 아닌 업무를 주는 등의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노조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임원은 고인의 평가와 보상을 포함한 인사 전반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였고, 실제로 고인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언급하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해당 임원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회사와 경영진이 묵인하고 방조한 정황이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습니다.

올해 3월 4일 이해진 창업자와 한성숙 대표가 포함된 회의에서 모 직원이 임원을 가리켜 책임 리더 선임의 정당성에 대해서 질문했지만, 인사 담당 임원은 ″책임 리더의 소양에 대해 경영 리더와 인사위원회가 검증하고 있으며 더욱 각별하게 선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고 노조는 전했습니다.

한미나 네이버 노조 사무장은 ″임원의 부당함과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며 ″고인의 죽음은 회사가 지시하고 방조한 사고이며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노조는 자체 진상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사측에 요구하고, 수사 권한을 가진 고용노동부에 이번 사건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의뢰했습니다.

또 경영진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위원회 구성, 책임자 엄중 처벌 등을 요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