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경찰 총격에 쓰러진 스무살 '카인'의 죽음

입력 | 2021-02-19 18:14   수정 | 2021-02-19 18:19
<b style=″font-family:none;″><미얀마 시위대 첫 사망자..스무살 ′카인′의 죽음></b>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한 종합병원에서 시신 한 구가 검은색 부대에 담겨 운구됩니다.

지난 9일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에 참여했다가 머리에 경찰의 총을 맞았던 20살 ′미야 테 테 카인′입니다.

쿠데타 발생 이후 시위 참가자가 숨진 건 카인이 처음입니다.

피격 사건 당시 카인은 경찰의 물대포를 피해 버스 정류소에 서 있다가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현장에 함께 있던 언니는 경찰이 허공을 향해 경고사격한 줄 알았는데, 쓰러진 동생의 머리에서 헬멧을 벗기자 피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의 피격 직후 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카인은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초기에 고무탄에 맞았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주치의가 ″엑스선 촬영 결과 뇌에 실탄이 있다″ 고 확인해 줬습니다.

생명유지장치로 연명했지만, 카인의 가족들은 지난 13일 산소호흡기 제거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흡기를 떼고 힘겹게 버티던 카인은 결국 오늘 오전, 피격 열흘 만에 세상을 떠난 겁니다.
<b style=″font-family:none;″> <거리 곳곳에 놓인 카인의 사진과 국화..시위는 들불처럼> </b>

카인은 지난해 11월 총선 때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미얀마 군부는 그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번에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수도 네피도와 최대 도시 양곤 등 미얀마 전역에서는 쿠데타를 규탄하는 거리 시위가 14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시위 현장 곳곳에는 카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진과 국화가 놓였습니다.

카인의 가족들은 ″동생의 고통을 보상하기 위해 온 국민이 군부독재가 뿌리 뽑힐 때까지 싸워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가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카인의 사망이 더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