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14 09:04 수정 | 2021-03-14 09:05
영국이 반중 인사의 출마를 막기 위해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중국에 홍콩반환협정을 위반했다고 규탄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과 일간 가디언 등은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이 현지시간 13일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중국에 반대하는 모든 목소리를 공격하고 억압하는 것″이라며 ″홍콩반환협정에서 중국이 약속한 것과 실제 행동 사이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라브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영국은 홍콩 시민들을 계속 지지하겠다″며″중국은 홍콩의 자유와 기본권을 존중하고 법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중국의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의결한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선거 입후보자 자격을 심사하는 고위급 위원회의 설치와 행정장관 선출 선거인단에서 구의원 몫을 배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중국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50년 넘게 영국 통치를 받았던 홍콩은 지난 1984년 체결된 영국-중국 공동협정에 따라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됐습니다.
반환 초기 중국은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지난 2019년 대규모 반중 시위 이후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는 쪽으로 노선을 틀었습니다.
이후 중국은 지난해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고 조슈아 웡, 베니 타이 전 홍콩대 교수, 지미 라이 빈과일보 사주 등 반중 인사들을 무더기로 잡아들였습니다.
이때도 영국은 중국이 홍콩반환협정을 위반했다며 홍콩 시민들에게 영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을 확대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이같은 조치가 내정 간섭이며 ″홍콩인을 영국의 2등 시민으로 만드는 것″ 이라며 강력 반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