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현경

[World Now] "美 대형 약국 체인들, 화이자 포함 13만 회분 폐기…공짜라 그랬나?"

입력 | 2021-05-04 10:20   수정 | 2021-05-04 14:51
미국 정부가 대형 약국체인에 공급한 코로나19 백신 중 13만 회분이 사용되지 못해 폐기 처분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접종 위탁받은 대형 약국체인 CVS·월그린스, 백신 13만 회분 폐기 처분″</strong>

미국 최대 의료재단 ′카이저 파운데이션′이 운영하는 ′카이저 헬스 뉴스′(KHN)는 현지시간 3일 이같이 전하고, 대량 허비의 책임이 연방정부로부터 백신 접종을 위탁받은 대형 약국체인 CVS와 월그린스에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3개월 동안 미국 전역 폐기된 18만 회분 중 70% 차지, 버려진 60%가 화이자 백신″</strong>

KHN이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토대로 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약 3개월 만인 지난 3월 말 기준, 미국 전역에서 폐기 처분된 것으로 보고된 백신은 총 18만 2천874회분입니다.

이 가운데 CVS가 사용하지 못해 버린 물량이 절반 이상, 월그린스가 버린 물량이 21%를 차지했습니다.

두 약국체인에서 버려진 물량을 합하면 12만 8천500회분으로, 전체 폐기량의 70%가 넘습니다.

버려진 물량의 60%는 화이자 백신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긴급사용 승인이 떨어져 작년 12월부터 접종이 시작된 화이자 백신은 초저온 상태로 보관되어야 하며 병당 5~7명이 맞을 수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폐기 사유는 약병 파손·저장고 오작동·유효기간 만료 등″</strong>

NBC방송은 폐기 사유는 약병 파손, 저장고 오작동, 보관상 오류, 유효기간 만료 등이라면서 화이자 백신은 개봉 후 6시간 이내에, 모더나 백신은 11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케이트 파울리 CDC 대변인은 이런 조건 때문에 어느 정도 버려지는 양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약국체인들에 예상 수요보다 더 많은 양의 백신이 공급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월그린스 측은 ″버려진 물량은 우리가 지난 3월 29일까지 접종한 전체 백신 800만 회분의 0.5%도 되지 않는다″면서 ″가급적 버려지는 양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정부기관보다 두 약국체인에서 버려진 물량 훨씬 많아…무료 공급이 원인일 수도″</strong>

하지만 KHN은 ″두 약국체인에서 버려진 물량이 주정부 또는 연방기관에서 버려진 물량보다 훨씬 더 많은 이유를 CDC 자료는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초기 배포 계획이 잘못됐거나 관리 부실이 이유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시립대 보건정책과 브루스 Y. 리 교수는 ″연방정부가 백신을 무료로 공급해 CVS나 월그린스는 백신이 버려지더라도 재정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는다. 납세자들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연방정부는 메디케어 프로그램을 통해 백신 접종 기관에 회당 약 40달러, 약 4만 5천 원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 교수는 보건당국이 백신 배포 초기에 수요를 잘 파악해 수요가 많은 곳에 접종 시설을 설치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면서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더 많은 사람을 접종하도록 하려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미국 전문가들 ″폐기 백신량 더 늘어날 가능성 있다″</strong>

전문가들은 미국 보건당국이 앞으로 의료시설에 접근이 어려운 층을 백신 접종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폐기되는 백신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로드아일랜드주에 본사를 둔 CVS와 일리노이주 시카고 근교에 본사를 둔 월그린스는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당일 예약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CDC는 지난 3월 30일 기준 1억 8천950만 회분의 백신이 배포돼 1억 4천760만 회분이 접종됐다″며 접종된 분량 중 770만 회분은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가 맞았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