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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정
[World Now_영상] "무서워요"…뒤늦게 드러난 또 다른 '조지 플로이드'
입력 | 2021-05-21 14:22 수정 | 2021-05-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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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요! 무서워요! 겁먹었다고요!″
경찰이 한 흑인 남성에게 소리를 지르며 차에서 끌어내리고 테이저건(전기 충격기)을 쏩니다.
남성이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지만, 경찰은 욕설과 함께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립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무장도 하지 않은 남성은 멈춰 달라 애원하지만, 한 경찰은 팔을 뒤로 결박한 채 누르고, 또 다른 경찰은 다시 테이저건을 쏩니다.
남성의 얼굴을 땅에 처박고, 손과 발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경찰은 고통에 신음하는 남성을 어디론가 질질 끌고 갑니다.
경찰은 물티슈를 꺼내 손과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중얼댑니다.
″저 자식 에이즈나 안 걸렸길 바란다.″
얼마 뒤 얼굴과 머리가 피범벅이 된 채 몸이 축 처진 남성이 구급차에 실립니다.
2019년 미국 루이지애나, 49살의 흑인 남성 로널드 그린은 이렇게 숨졌습니다.
경찰이 그를 체포한 건 과속을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경찰의 바디캠에 고스란히 담긴 당시 상황은 2년이 지난 어제서야 AP통신의 특종보도로 공개됐습니다.
당시 경찰은 사건 직후 그린의 가족들을 찾아가 그가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 나무를 들이받고 숨졌다고 말했습니다.
바디캠 공개 요청은 줄곧 거부해왔습니다.
그린의 어머니인 모나 하딘은 영상을 본 뒤 ″경찰이 그린을 살해했다. 계획된 살인이었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린 가족의 변호사 리 메리트는 ″故 조지 플로이드 영상에서 봤던 것과 똑같은 장면들이 나온다″며 잔인함 그 자체라고 말했습니다.
루이지애나 주 경찰은 공개된 바디캠 영상에 대한 입장표명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사 기록과 영상 증거의 공개는 옳지 않으며, 경찰 조사를 방해하고, 공정한 결과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루이지애나 주 경찰은 공권력 남용에 대해 끔찍하지만 합법적인 것(awful but lawful)것이었다고 항변하며, 그린이 사망한 지 474일이 다 될 때까지 조사를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전직 플로리다 보카 라톤 경찰서장이었던 앤드류 스콧은 손과 발을 못 움직이게 한 그린을 끌고 가는 건 전혀 불필요한 행동이었으며 악의적이고 가학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린의 가족은 폭행당한 뒤 피를 흘리고 있던 그린을 심정지가 올 때까지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경찰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P통신이 입수한 응급실 의료기록에 따르면 그린은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해있었으며, 등에 두 개의 전기충격기 바늘이 꽂힌 채 멍과 피투성이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의사는 이런 정황들로 볼 때 나무를 들이받고 사망했다는 경찰의 변명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does not add up)″고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