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지영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했으나,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 비중이 큰 먹거리 물가는 고공 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라면 등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과 함께 택시 요금, 전기·가스 요금의 인상도 예고돼 서민의 물가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먹거리 물가는 1년 전보다 8.4% 올라 2009년 4월 8.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8.0%로 지난해 2월 9.3% 이후 최고치를 유지 중입니다.
식료품·비주류음료에는 빵 및 곡물, 육류, 수산물, 과일, 채소, 과자, 냉동식품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자장면·설렁탕 등 주로 외식 품목으로 구성된 음식서비스의 경우 1년 전보다 8.8% 올라 1992년 10월 8.9%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먹거리 물가가 오르면 소득이 적은 가구가 더 큰 부담을 지게 됩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월평균 가처분소득 대비 먹거리 관련 지출 비중은 41.7%에 달했습니다.
전체 가구의 먹거리 지출 비중이 19.0%인 걸 감안하면 차이가 큽니다.
게다가 앞으로 가공식품과 함께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줄줄이 예고돼 있어 물가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서민의 대표적 먹거리인 라면의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하고 스낵 주요 제품의 가격도 5.7% 올릴 예정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일 열린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다소 확대됐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