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크게 두 개의 명절이 있습니다.
먼저 민속명절.
우리의 설과 추석이 바로 민속명절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북한만이 기리는 또 하나의 명절이 있습니다.
민족명절 혹은 사회주의 명절이라고 불리는 날인데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이 바로 그날입니다.
북한에게 김일성이 태어난 4월 15일은 그들의 건국신화가 시작되는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
다만 김일성의 생일을 처음부터 태양절로 부른 것은 아닙니다.
1997년 전까지는 4.15절이란 이름으로 부르다 그때부터 태양절로 격상했습니다.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한 뒤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일이 김일성의 3년 상을 치르면서 그의 생일을 태양절로 격상시킨 겁니다.
″수령님의 존함은 곧 태양이다. 그런고로 4.15절을 태양절로 명명한다″는 게 김정일이 밝힌 설명이었습니다.
북한은 5년, 10년 단위의 이른바 꺾어지는 해를 중시합니다.
올해가 김일성 생일 110주년인 만큼 여느 때보다도 성대한 행사가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밤으로 예정된 불꽃놀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열병식과 군중 퍼레이드는 아직 예고되지 않았지만 오늘 혹은 금명간 대규모 행사가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태양절을 맞아 북한의 핵실험 혹은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과거 휴일이나 기념일을 도발에 이용해 왔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같은 가능성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북한이 단순한 기념 행사를 넘어 실제 도발에 나설 경우 한반도의 긴장감은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