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정우

[영상M] 의뢰인을 '카페'서 만나라? 수상한 법률사무소의 정체

입력 | 2022-04-13 11:27   수정 | 2022-04-1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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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서 있는 정장 차림의 여성이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핍니다.

어딘지 모르게 초조해 보이는 여성.

이 여성을 향해 다른 한 여성이 다가옵니다.

다가오는 여성은 한 손에 손가방을, 다른 한 손으로는 휴대폰을 놓지 않고 전화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두 여성이 만나는 순간, 남성 두 명이 급하게 이들을 향해 뛰어옵니다.

어리둥절한 듯한 여성들에게 뭔가 설명을 하는 이들.

바로 보이스피싱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었습니다.

정장 차림의 여성은 28 살 조 모씨.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법률사무소 비서직으로 채용됐습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이력서를 올렸더니, 법률사무소에서 관심 있다며 문자가 온 겁니다.

조 씨가 메신저로 연락을 보내자, 이름과 나이, 학력을 묻던 이 법률사무소는 20분 만에 ′합격을 축하한다′고 안내합니다.

법률사무소가 알려준 주 업무는 의뢰인을 만나 서류를 전달하고 돈을 받아오라는 것.

사무소는 ′협의된 절차′이니 법적으로 문제되는 게 없다며 조 씨를 안심시켰다고 합니다.

조 씨는 첫 출근날, 사무소에서 얘기한대로 집 앞 카페로 가 의뢰인을 기다렸습니다.

그런 상황을 친구 박 모씨에게 얘기했는데, 박 씨는 사무소가 아닌 곳에서 의뢰인을 만난다는 사실에 수상함을 느낍니다.

″너, 의뢰인 만나서 뭐하는데?″
″나 그냥 서류 싸인받고 돈 받아가면 된다는데.″

이상한 낌새를 느낀 친구 박 씨가 구인구직 사이트를 찾아보니, 법무법인이라던 이 사무소는 통신판매업이라고 등록 돼있었습니다.

박 씨는 바로 조 씨에게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고 전화했습니다.

친구의 전화를 받은 조 씨는 112에 자초지종을 털어놓은 끝에, 자신에게 맡겨진 일이 사실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받아오는 업무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친구 박 씨의 빠른 판단 덕에, 낮은 금리로 대출해준다는 말에 속아 970만 원을 건네러 온 여성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조 씨를 피싱지킴이로 선정하고 오늘 오전 10시쯤 감사장을 수여했습니다.

자료제공: 수원서부경찰서, 경기남부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