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손하늘

교통통제에 41분, 압사보고에 1시간11분‥경찰 무전망 분리된 채 우왕좌왕

입력 | 2022-12-05 17:53   수정 | 2022-12-05 17:54
158명의 희생자를 낸 10·29 참사 당시 112신고 내용과 다급한 현장 상황이 경찰의 여러 무전망 사이에서 제때 공유되지 않아, 교통통제와 경찰력 증원이 크게 늦어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가 공개한 서울경찰청 교통무전망 통신 기록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는 사고 41분 만에 교통통제 계획을, 사고 1시간 11분 만에 대규모 압사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전 기록에 따르면 10월 29일 밤 10시 56분, 용산경찰서 교통순찰팀장은 서울경찰청에 ″이태원로에 인파가 너무 많아져서 안전사고 우려가 높다″며 ″녹사평에서 한강진까지 이태원로 양방향 교통을 통제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안에 차가 꽉 차 있는데, 안전이 확보되면 (차량을) 다시 교통시키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때는 참사가 일어난 지 이미 40여 분이 지나 중상자 구조를 요청하는 112와 119 신고가 속출하던 시점으로, 경찰 각 조직 사이에 상황이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로부터 30분 뒤인 밤 11시 26분, 용산경찰서 교통센터는 서울경찰청에 ″30명이 지금 압사를 해서 심정지 상태″라고 처음으로 보고했습니다.

그러자 40초 만에, 서울청 종합교통정보센터는 교통순찰차 1대와 교통 오토바이 3대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경찰력 증원에 나섰습니다.

서울경찰청 경무관급 간부인 교통지도부장은 이튿날 새벽 0시 3분 ″인파가 갑자기 몰리고 많은 인원이 넘어져서 심폐소생술을 하게 된 것인지 그 배경을 한 번 확인해 달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이때는 이미 윤석열 대통령의 첫 지시가 나오고도 42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앞서 공개된 용산경찰서 112 지령망에서 밤 10시 59분 ″60명 정도가 심정지 상태″라는 보고가 올라왔던 것을 고려하면, 서로 분리된 경찰 무전망 사이에 상황공유가 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밖에도 밤 9시 4분 용산경찰서 교통순찰팀장이 ″현 시각 (이태원에) 인파가 약 10만 명 정도 된다″고 보고했지만, 무전 상으로는 계속해서 차량 소통과 교통사고 예방에만 중점을 두고 보고와 지시를 반복한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 국회 국조특위 김교흥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