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전쟁터 된 우크라이나‥환경 피해 수십 년 갈 수도"

입력 | 2022-04-25 14:07   수정 | 2022-04-25 14:0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대기·물·토양 등 환경오염 피해가 수십 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현지 오염 상태를 파악 중인 우크라이나 환경단체 `에코액션`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동부 돈바스의 루한스크에서 오염 장소가 상당수 확인됐습니다.

우크라이나 환경부에 따르면 서부 도시 테르노필에서는 비료 저장고가 파괴된 뒤 인근 강물의 암모니아와 질산염 농도가 정상치보다 각각 163배, 50배 높게 검출됐습니다.

최근 러시아가 중화학 공업지대인 동부 전선 공세에 집중하면서 화학공장과 정유공장 등이 공격받고 있는데, 자칫 지하수 오염과 유독가스 배출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폭격으로 인한 폭발, 화재 등으로 중금속이나 유독가스, 석면 등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인접국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설명입니다.

또 군용 차량이 내뿜는 매연도 상당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 2019년 유럽안보협력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저수지 수백 곳에 광공업 활동에 따른 폐수 60억 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들 시설이 파괴돼 폐수가 인근 토양과 강을 오염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네덜란드 구호단체 팍스 관계자는 침공으로 댐 등 수자원 시설 10여 곳이 공격받았고 이 때문에 폐수가 그대로 강으로 방류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환경·보건 전문가들의 이런 오염을 정화하는 데 수년이 걸리고 암과 호흡기 질환 발병, 아동 발달 지연 위험 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크라이나 환경부는 조사관 약 100명을 동원해 오염 우려 지역의 토양과 물 표본을 수집하고 있지만 교전으로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많아 전체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구호단체 팍스와 영국 자선단체 갈등·환경 관측소 등 비정부기구들도 SNS에 올라온 목격자 게시물을 인공위성 사진과 구글어스 지도 등을 검증해 100여 곳의 오염 장소를 파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