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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여학생 등교 막은 탈레반 "부모도 등교 원하지 않아"

입력 | 2022-09-12 14:05   수정 | 2022-09-12 14:05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여학생 등교 금지는 문화적 이슈이며 학부모도 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아마통신 등 아프간 매체와 dpa통신에 따르면 누룰라 무니르 탈레반 정부 교육부 장관 대행은 현지시간 11일 여자 중·고등학교 폐쇄에 대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무니르 장관은 ″우리는 이곳의 문화를 안다″며 ″특히 외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10대 여자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체제 아래 중·고등 여학생 교육이 중단된 것이 부모의 선택이라는 억지 논리를 내세운 것입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재집권 후 남학생과 저학년 여학생에게는 차례로 등교를 허용했지만 중·고등 여학생의 등교는 대부분 막아 교육 기회를 박탈했습니다.

이에 이달 초 동부 파크티아주의 주도 가르데즈의 여자 중·고교 4곳과 삼카니 지역의 여학교 1곳 등 5곳이 탈레반 정부의 승인없이 약 1년 만에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자 탈레반 정부가 지난 10일 해당 학교를 다시 강제로 폐쇄했고, 등교했다가 귀가 지시를 받은 학생 수십 명은 거리에서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습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파크티아주 여학생의 목소리는 아프간 모든 딸의 목소리″라고 썼고, 여성 운동가들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탈레반은 교육받은 여성을 두려워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 때 이슬람 율법을 앞세워 여성의 외출과 취업, 교육 등을 엄격하게 제한했습니다.

재집권 후에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으려고 포용적 정부 구성과 인권 존중 등 여러 유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여성 인권 침해는 갈수록 심해지는 분위기입니다.

현재 아프간 여성은 남성 가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없고 외출 시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을 입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