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상훈

"당에서 당신 의심해"‥검찰, 이화영-아내 구치소 접견 녹취록 공개

입력 | 2023-09-26 19:44   수정 | 2023-09-26 19:44
구속 기한 만료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지 결정할 심문에서, 검찰이 증거 인멸 정황이 담긴 구치소 접견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는 이 전 부지사의 불법 대북송금 혐의에 대한 재판을 마친 뒤, 재작년 10월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직원들에게 자신이 쓴 회사 법인카드 자료를 없애도록 지시한 혐의로 검찰이 추가 청구한 구속영장 심문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와 부인 백 모 씨의 접견 녹취록을 공개하며 ″백씨가 ′당에서 당신을 의심하고 있으니, 확실하게 안 하면 여기서도 왕따, 저기서도 왕따′라고 ′정신차리라′고 말했다″며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번복은 민주당이 개입한 사법방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백씨는 이 전 부지사의 안위보다 정당과의 관계에 집착해, 변호사 선임권을 무기로 진술 번복을 종용·압박했다″며 ″이 전 부지사가 풀려나면 조직적으로 수사에 대한 위법 부당한 위력을 행사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또 이 전 부지사의 과거와 현재 변호인들을 민주당 변호인으로 지칭하며, ″이들은 이 전 부지사와 민주당을 연결하며 향후 계획에 대한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3차례 정도 재판이 남은 상태에서, 검찰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있다″며, ″검찰의 과잉 수사와 영장 청구권 남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화영 전 부지사도 ″증거인멸을 시킬만큼 무모하지 않고 그런다고 쌍방울 측이 들어줄 상황도 아니었다″며 ″1년 동안 구속돼 상태에서 방어권을 거의 행사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저런 식의 녹취록을 갖고 이야기하면 아무런 이야기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축될 것 같아 불구속 상태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살펴봐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살펴본 뒤 이 전 부지사의 구속 기한이 만료되는 다음 달 13일 이전까지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