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10-10 21:04 수정 | 2023-10-10 21:04
<i>″내가 문제 제기하지 않으면...아무도 알 수가 없게 돼 있어요″</i>_ 제보자 현정덕(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
10일 밤 PD수첩 <군 의문사 : 내가 죽은 이유>에서는 군 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하 군사망위)가 조사한 의문사들을 중심으로 아직도 그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비극적인 사건들을 재조명한다. 현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1985년 군사 사망 사건을 비롯해 대표적인 의문사들을 심층적으로 취재했다.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 현정덕 씨. 그는 PD수첩 제작진을 찾아와 1980년대 초에 발생한 의문의 사망사건을 제보했다. 다발성 총상 부검 기록들이 발견되었지만 자살로 종결된 사건들이었다.
1981년에 사망한 임재홍(가명) 일병은 스스로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고 이어 자신의 심장을 쏘아 자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 자체로도 매우 의심스러운 사망 기록들이었다. 사망자의 부검 사진을 분석한 군사전문기자 태상호 씨는 “우리 몸에 있는 딱 두 개의 ‘스위치존’을 둘 다 쏜 거예요. 이런 상황은 정말 힘들다”라고 말하며 급소를 두 번이나 쏘는 게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게다가 죽음에 사용된 총기는 장군들만이 사용하는 38구경 리볼버 권총이었다.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들이 모두 알리바이가 입증되어 혐의가 벗어난 상황에 서 서둘러 자살로 처리된 사건이었으나 군사망위는 조사를 마친 결과 임재홍(가명) 일병 사건에 대해 자살이 아니라 원인을 알 수 없는 타살로 결론짓고 순국처리를 요청했다. 임 일병 사건과 같이 당시에는 자살이었지만 타살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436명에 대해 군사망위는 재심사를 요청한 상황이다.
최근 임명된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관련된 의문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1985년 신원식 장관이 중대장이던 시절 일어난 故 이 이병 사망사건에 대한 사건이 불거졌다. 당시 군의 조사결 과, 불발탄을 밟아 사망했다는 故 이 이병 사건이 실제로는 작전훈련 중에 발사된 자대의 박격포에 맞아 사망했다는 주장이 대두된 것이다.
신원식 장관은 당시 훈련 중에 박격포 사격이 종료된 후 2시간 반 뒤에 이 이병이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사망위 조사 보고서에는 이 사건 당시 박격포를 직접 쏜 병사, 박격포 사격을 지휘한 화기소대장, 그리고 신원식 중대장의 옆에 있었던 무전병 등이 박격포를 쏜 직후에 이병이 사고를 당했고, 그 즉시 훈련이 중단되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내용이 확인되었다. 지난 12월 19일, 군사망위는 신원식 장관과 연관된 사건으로 알려진 故 이 이병의 사망사건을 작전 중 순직으로 정정해 달라고 국방부에 재심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신원식 장관은 여전히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오폭 사고를 부인하고 있고 위원회와 해당 보도를 한 언론사를 고소한 상황, 과연 진실은 제대로 밝혀질 수 있을까?
지난 9월 13일을 끝으로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활동이 종료되었다. 창군 이후 현재까지 미 순국 사망자는 약 3만 9천명에 달하며, 국회에서 위원회 활동을 연장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결국 국방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군대에서 억울하게 삶을 마감한 젊은 죽음들을 어떻게 기억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