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승규

'파킨슨에 섬망' 5년 반 간병 함께 떠나려던 남편 결국‥

입력 | 2023-11-03 12:03   수정 | 2023-11-03 12:03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지난 2017년 9월 60대 남성 A씨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내가 폐암 4기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합병증으로 인해 아내는 뇌전증과 파킨슨병까지 앓았고 이후 섬망 증세 등이 나타났습니다.

섬망은 뇌의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인지장애와 의사소통 장애 등이 나타납니다.

아내의 폐암 판정 이후 5년 반 동안 지속된 남편 A씨의 간병.

그러나 A씨는 지난 4월 도구 등을 이용해 아내를 질식시켜 살해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아내가 섬망 증세로 인해 자택에서도 넘어져 부상을 당하기 시작하자 그를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직장생활과 간병을 병행해왔으며 범행 다음 달인 5월 상주 간병인 고용도 예정돼있었지만, 아내를 살해하기로 결심한 뒤 자택 내 컴퓨터와 휴대폰 등에 유서형식의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원은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으로 피해자의 유족들은 큰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다″며 ″A씨가 유족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다만 ″A씨가 1996년 결혼한 뒤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했으며 범행 전까지 아내를 간병했다″며 ″해당 범행 이후 스스로도 상당한 고통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과 A씨의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