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후배 '남친 카톡' 빼낸 변호사, 법정서 혼쭐‥"이런 막장이"

입력 | 2023-12-08 17:53   수정 | 2023-12-0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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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변호사가 남자친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몰래 빼낸 30대 변호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는 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7살 변호사 A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A변호사는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당시 수습변호사이던 피해자가 3개월간 남자친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내보내기′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송했습니다.

이후 이런 사실이 적발돼 재판에 넘겨지자 A변호사는 ″업무상 비밀 누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화 내용을 확인해야 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9월 1심은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이런 주장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재판 과정에서 대화 내용을 열람한 뒤에야 새롭게 주장했다″며 ″피해자와의 관계, 피고인의 성품을 고려하면 이런 주장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대화 내용에는 지극히 사적인 내용과 집 비밀번호 등 결코 누설돼선 안 되는 개인 정보가 다량 포함돼 있었다, 피고인은 재판장의 만류에도 증언에 나선 피해자에게 인신공격적이고 모욕적 질문을 반복하고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면서 A변호사를 법정에서 구속했습니다.

2심 재판부도 이 같은 1심 판결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1심에서 보인 행태는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되는 매우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법률전문가라는 점을 악용해 방어권 범위를 넘어 과하게 행사했다″며 ″보통 피고인들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A변호사가 1천5백만 원을 공탁한 것을 두고도 ″피해자는 받을 의사가 없고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다며 엄벌해달라는 탄원서를 냈다″며 형량 감경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