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중서부 주요 도시들을 겨냥해 대규모 폭격을 감행했습니다.
AP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9일 새벽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5시간 넘게 공습 사이렌이 이어졌습니다.
약 3주 만에 감행된 대규모 공습에 수도 키이우 주민들은 침대에서 뛰쳐나와 급히 방공호로 향했고, 일부 지역에선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도시 남서부에서 여러 차례 폭음이 울렸다며 구조대원들이 현장으로 급파됐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와 주변 지역도 15차례나 폭격을 당했습니다.
올레 시녜후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핵심 기반시설과 관련된 것들이 또다시 표적이 됐다″면서 주거용 건물도 여러 채 피격됐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에서도 러시아군이 에너지 기반시설이 위치한 장소와 주거지 등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인 체르니히우와 중부 드니프로, 폴타바는 물론 전선과 수백㎞ 떨어진 서부의 르비우와 루츠크, 리브네 등에서도 여러 차례 폭음이 들렸다고 주민들은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공격으로 전국에서 최소 5명이 숨지고 많은 부상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기업 에네르고아톰은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전력공급이 이날 미사일 공격의 여파로 차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에네르고아톰은 ″자포리자 원전과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잇는 마지막 연결이 끊겼다″면서 원자로 5호기와 6호기 가동이 멈췄고 비상용 디젤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전력공급이 끊긴 건 이번이 6번째입니다.
원전 내 냉각 시스템에 전력이 공급되지 못하면 원자로 과열로 핵연료봉 다발이 녹거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중대 사고가 생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