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26 12:46 수정 | 2024-07-26 12:50
<b style=″font-family:none;″>■ ″아버지 죽인 원수보다‥″ ′미친 집값′ 잡겠다며 정권 잡았는데</b>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힘에 정권을 내준 두 가지 이유는 ‘조국 사태’와 ‘미친 집값’입니다.
자녀 입시 비리를 저지른 인사를 굳이 법무부 장관에 앉혔지만 결국 35일 만에 불명예 퇴진했고, 그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내걸었던 공정은 빛이 바랬습니다.
국민들이 ‘조국 사태’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분노했던 지점은 자고 일어나면 뛰어오른 ‘미친 집값’이었습니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잊어도, 자기 재산을 뺏긴 원한은 잊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공급부족, 과잉규제, 과도한 세금으로 집값을 끌어올렸고, 평생 벌어도 살 수 없게 된 집값 앞에서 지지가 떨어져 나갔습니다. 이념보다 더 강한 것은 ‘돈’이었습니다.
그런데 집값을 잡겠다면서 정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에서 집값이 다시 폭등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폭등기의 전고점을 돌파한 데 이어 신고가를 기록한 거래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 서울 아파트값 18주 연속 상승‥″매물 거둬들이고 호가 올리고″</b>
서울 아파트값은 18주째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상승 폭도 키우고 있습니다.
7월 4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0% 상승하면서 2018년 9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고 거래 건수도 7천 건을 넘어섰습니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5월까지만 해도 조용한 편이었는데 갑자기 몇 달 사이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강남 3구의 신축 아파트는 4~5억 원, 구축 아파트도 1~2억 원씩 호가가 올랐다고 합니다.
<b style=″font-family:none;″>■ 신생아 특례대출 등 수십조 원 시장에 풀어‥″종부세 폐지 추진″</b>
집값이 이렇게 폭등세를 보이는데도 국토부 장관은 잔잔한 오름세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른바 “일시적 잔반등”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종합부동산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고, 특례보금자리론,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금리 정책 대출을 연 30조~40조 원씩 시장에 공급했습니다. 시장에 맡겼더라면 하락했을 집값을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부양한 겁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부동산 PF의 부실을 정부가 나서서 연장하고, 가계부채로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는 이에 대해 “정부는 부동산 PF의 경착륙을 걱정하는데, 부동산은 사용 가치가 있기 때문에 수백조 원의 땅을 들고 있는 부동산 PF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정부의 개입이 기업부채를 가계부채로 이전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집값 급등, 가계부채 증가라는 악순환 고리를 끊고 선순환 구조로 바꾸려면 부동산 PF의 인위적인 연명정책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는 겁니다.
<b style=″font-family:none;″>■ 8월 공급 대책 실효성 있을까‥하반기 집값 전망은?</b>
정부는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서 8월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주택공급 조기화, 비아파트 공급, 그린벨트 해제 등을 검토하는 한편, 공사비 갈등이 벌어진 재건축 사업장들의 중재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굳이 내려가던 집값을 일부러 떠받친 정부가 이 정도 ‘뒷북’ 정책으로 불붙은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요? 분명한 건 집값을 잡지 못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부담은 다른 리스크들 이상으로 커질 겁니다. 이념보다 내 재산이 더 중요한 것이 인간의 본능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