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승혜

한동훈은 왜 집에서 책을 안 읽을까?

입력 | 2024-05-13 11:34   수정 | 2024-05-13 11:45
주말 정치뉴스란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도서관에 와서 책 읽었다″는 기사가 우수수 쏟아졌습니다. 총선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 위원장은 공개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몇 번 식사 모임을 했다는 이야기만 전해졌는데 ′공공 도서관에서 SF소설 읽기′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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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가서 사인과 사진 촬영을 부탁했더니 해주더라” “책 읽는 고양이 프린트 티셔츠 입고 있더라″는 목격담과 사진들이 올라왔고 이를 언론들이 보도한 겁니다.
우리나라 최고 부촌 중 하나인 타워팰리스에 사는 한 위원장이 왜 굳이 서민들이 오가는 공공 도서관에 가서 SF 소설책을 펴들고 앉아 있었을까?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의 말처럼 대중에게 ″오픈된 공간인 양재 도서관에 가서 책을 봤다는 건, 책을 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의도″가 있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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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책이 보고 싶었으면 집에서 인터넷 서점에 주문해서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을 텐데 굳이 공공 도서관에 온 건 사진을 찍히기 위해 나타난 것이란 얘기이고, 나름 여러 가지 계산을 깔고 한 행동일 것입니다.
정치 신인으로서 총선 참패 이후 물러나 있을까도 생각했지만 황교안 전 대표처럼 잊혀질까 봐 두렵기도 하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도 틀어져 버렸기 때문에 다시 전당대회에 나가볼까라는 생각이 좀 더 커져가는 것으로 정치권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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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본인이 사퇴해서 치르는 전당대회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등판하려니 명분이 좀 부족하고, 그래서 이미지 정치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점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중요한 것은 사진 찍기일까요? 아닙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미 조선일보가 지적했던 것처럼 <셀카> 정치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그건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왜 참패했을까요? 윤석열 정부의 실정도 컸지만 그런 점을 상쇄해줄 당 차원의 전략이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이종섭 호주 대사 출국′ 등 윤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 판단에 제대로 된 비판을 못 했고, 여론이 악화되면 뒤늦게 쫓아갔기 때문입니다.

또 뜬금없는 ′이·조 심판론′을 내세우고 ′운동권 청산론′에 집착하니 중도층과 수도권에서 좋은 점수를 딸 수가 없었을 겁니다.
물론 한동훈 전 위원장이 이 모든 전략을 다 세웠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모두 한 위원장의 아이디어였다면 앞으로도 너무 기대할 것이 없는 것이고, 만약 참모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건 사진찍기 놀이로는 안됩니다.
조용히 집에서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사색을 해보면 어떨까요? 아, 윤석열 대통령이 버리고 갔다는 책들을 한 전 위원장에게 선물해 줬으면 좋았을 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