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한수연

'보철 염증' 폭발한 할아버지 "아파 죽겠는데 환불만 얘기"

입력 | 2024-08-23 16:58   수정 | 2024-08-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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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광주광역시의 한 치과에 사제폭발물을 터뜨린 70대 남성 김 모 씨.

부탄가스가 든 폭발물이 터지면서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고 집기 등이 파손되는 등 병원이 아수라장이 됐고, 시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같은 건물 병원 입원환자(음성변조)(8월 22일)]
″심장이 벌렁벌렁했죠. 갑자기 사이렌이 어마어마하고 간호사들이 뛰어다니면서 나가라고 그랬어요.″

경찰조사 결과, 김 씨는 보철치료 후 통증이 이어지자, 분풀이 성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 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해당 병원에서 보철 치료 등 5차례 진료를 받았는데, 치료한 이가 계속 흔들려 치아 고정 시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김 씨는 이달 중순부터 ″치료받은 이가 계속 흔들리고 통증이 심하다″며 병원에 항의했고, 병원 측의 제안으로 지난 21일 재시술을 받기로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예약 당일 병원에 오지 않았고, 그다음 날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경찰은 김 씨가 주거지 인근에서 폭발물로 사용할 부탄가스를 구입해 범행을 미리 계획한 정황을 파악했고, 범행 당일인 어제 광주의 한 주유소에서 인화물질을 산 뒤 폭발물을 직접 제작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경찰조사에서 ″보름 전쯤 보철물을 치아에 씌우는 치료를 받던 중 염증이 도져서 불만이 있었다″며 ″통증이 심했는데도 병원은 재시술이나 환불만 권유해 분풀이하고 싶었고, 살상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폭발물 제작 방법을) 어디에서 배운 것은 아니고, 상식선에서 이렇게 만들면 폭발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경찰조사에서 ″김 씨가 이런 일까지 벌일 정도로 불만이 있거나 항의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