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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투데이] '내 아이 내 맘대로 하겠다는데' 가족 범죄 심각

입력 | 2016-01-26 07:36   수정 | 2016-01-26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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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훈 앵커 ▶

내 아이 내 맘대로 하는데 뭐가 문제냐, 최근 부모의 이런 엇나간 친권 의식이 결국 비극으로 끝난 일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16킬로그램 소녀, 초등학생 시신 훼손에 이어 40대 가장 일가족 살인사건까지.

따뜻한 울타리가 돼야 할 ′가족′이란 말이 ′범죄′ 앞에 붙는 게 자연스러울 정돈데요.

예전에는 기자들도 아동 학대 사건이 일어나면 의붓아버지, 의붓어머니일 거라 생각하고 취재를 시작했는데, 요즘은 가해자가 친부모인 경우도 참 많습니다.

주된 이유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출산 여성들 10% 정도 겪고 있다는 산후 우울증, 혹시 이 또한 가정 폭력으로 이어질 우려 없는지까지 짚어 보겠습니다.

시민들 얘깁니다.

◀ 리포트 ▶

[조명례(63)]
″너무 끔찍하지. 자녀를 그런다든가 부모를 그런다든가 요새는 남편을 그런다든가 아내를 그런다든가.. 이게 너무 흔하게 일어나니까 무섭죠.″

[신승열(47)]
″용서가 안 되는 느낌이고요. 그리고 주변에 그런 사람이 더이상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더 크고요.″

[홍준기(28)]
″아무래도 변해가는 시대만큼이나 가족적인 문제 내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박재훈 앵커 ▶

어렴풋이 요즘 이런 일들이 너무 많은 거 아닌가, 실제로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박창현 아나운서, 가족 범죄, 얼마나 일어나고 있나요.

◀ 박창현 아나운서 ▶

네, 경찰청이 집계한 가족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6년간 부모나 자녀 등 직계 존속과 비속을 대상으로 한 가족 범죄가 6천 2백여 건에 달합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폭행이 3천3백여 건으로 가장 많았고, 상해가 2천2백여 건, 살해 사건도 3백여 건이었습니다.

특히 부모가 자녀를 숨지게 하는 사건은 매년 30여 건씩 일어나는데요.

지난해 40대 가장이 자신의 아내와 두 자녀를 살해한 이른바 ′서초동 세 모녀 살인사건′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그 이후로도 비슷한 사건들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몇천 건, 몇백 건이 아주 쉽게 얘기되네요.

솔직히 일반적인 사람들은 가족끼리 ′살인′까지 일어나는 건 좀 이해가 힘든데요.

◀ 박창현 아나운서 ▶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동기를 보면, 가장 큰 이유는 가정 불화였고 생활고와 정신 질환도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경기도 광주에서 자신의 아내와 두 자녀를 숨지게 한 가장 역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하죠.

또, 생활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일수록 아동 학대에 노출된 경험이 더 많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생활고에 따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부모가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겁니다.

산후 우울증도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출산 여성의 10에서 15%는 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고, 그 중 5%는 고위험군에 속하지만, 치료를 받은 경우는 전체 산모의 1%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산후 우울증을 방치하면 폭력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최근에도 가슴 아픈 사건이 있었습니다.

관련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생후 9개월 된 여자아이가 숨졌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건 지난 20일입니다.

하지만 숨진 아기의 몸에서 멍자국이 나와 부검한 결과 두개골 뼈가 부러진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수사에 나선 검찰과 경찰은 아기 어머니 29살 이 모 씨에게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습니다.

지난 18일, 아기가 우는데 화가 나 600g 무게의 플라스틱 장난감 공을 던졌는데, 이틀 뒤인 지난 20일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강범/충남 홍성경찰서 수사과장]
″세 쌍둥이를 낳고 나서 힘들어했고, 둘째 아이가 유난히 보채고 많이 울어서 공을 던졌다고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2주 앞으로 다가온 설 연휴도 사실, ′요주의′ 기간입니다.

평소 안 보던 친척들까지 만나게 되면서 해마다 설, 추석엔 가정폭력 신고가 급증하는데 이건 또 실제 몇 건이나 됩니까?

◀ 박창현 아나운서 ▶

네, 명절 연휴 가정폭력 신고현황을 보면 작년 설의 경우 하루 평균 9백여 건의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2014년의 하루 평균 신고 건수인 6백여 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신고 빈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는 밤 10시부터 자정 사이로, 주요 심야에 다툼이 벌어졌는데요.

시댁, 또는 처가에 갔다 돌아와서 부부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빈번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통계청이 최근 5년간 이혼통계를 분석해 봤더니 명절을 지낸 후의 이혼 건수가 명절 직전달보다 평균 11% 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오랜만에 만난 형제, 친척 간에 사소한 말다툼이 큰 싸움으로 번져 법정까지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관련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명절 때 고향에 잘 내려오지 않는다며 동생을 나무라던 형님.

말다툼을 하다 흥분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피해자인 동생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형사 입건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시댁 조카에게는 1만 원, 친정 조카에게는 2만 원을 용돈으로 줬다며 아내를 폭행한 남편도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렇게 순간 홧김에 벌어진 다툼과 달리 평소 쌓였던 감정이 명절에 폭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명절 다음날이 친정아버지 생일인 주부 A씨.

″명절에는 본가에 가야 한다″는 남편과 ″아버지 생신을 챙기겠다″는 A씨는 해마다 불화를 반복했고, 결국 법원은 이혼을 판결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초등학생 학대의 경우, 장기 결석이라는 뚜렷한 징후가 있었는데도 방치됐다는 점에서 최근 개선 목소리가 높죠.

″그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누가 알겠어″, 이렇게만 생각할 게 아니라 너무나 뚜렷한 가정 폭력 징후에 대해선 주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