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현승

풀무원, 가족 대신 '1호 사원'에 경영권 승계

입력 | 2018-01-02 20:34   수정 | 2018-01-0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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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 중견기업의 오너이자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아들이 아니라 전문경영인에게 물려주고 은퇴했습니다.

사실 외국에선 특별한 일로 보기 어렵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아주 특별하게 보입니다.

남승우 전 풀무원 대표를 고현승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서른 셋에 창업해 30년 넘게 일군 회사.

65세였던 작년을 끝으로, 그는 은퇴했습니다.

기업 경영권은 아들이 아니라 창업 때 채용했던 ′1호 사원′에게 물려줬습니다.

[남승우/전 풀무원 대표]
″′퍼블릭 컴퍼니′ 그러니까 상장기업들이 누가 후계자가 되느냐 그러면 당연히 가장 훌륭한 사람이 돼야죠. 이미 미국기업은 100%이고….″

그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 대부분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오히려 경영권을 아버지에서 아들로 승계하는 한국 대기업들이 이상하다는 겁니다.

[남승우/전 풀무원 대표]
″순환출자나 상호출자 이게 아직도 한국기업의 문제 아니에요? 글로벌로 보면 기업 지배구조라는 건 다 지주회사가 100% 자회사를 갖고 있죠.″

물론 그는 풀무원을 1등 두부 기업으로 키웠지만, 2010년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차명계좌로 주식을 사들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경영권은 넘겼지만 아직 풀무원 지분 57.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합니다.

남 전 회장은 보유주식 절반을 재단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의결권 없는 주식을 기부할 수 있도록 상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남승우/전 풀무원 대표]
″주식을 기부해서 비영리재단을 만들었는데, 그걸 기업을 지배하기 위한 지배구조로서 쓰면 문제가 되는 거죠. 그런 도구로 사용되지 않게끔 법이 보완돼야죠.″

그는 인생 2막으로, 법 개정운동을 이미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고현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