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재경

하나은행, 'SKY' 점수 더 주고 다른 학교 깎고 합격 조작

입력 | 2018-02-02 20:23   수정 | 2018-02-0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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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하나은행이 명문대생을 최종 합격시키려고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의 최종 면접점수를 일부러 깎았습니다.

금융감독원 조사로 뒤늦게 드러났는데요.

하나은행 측의 해명도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재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6년 하나은행 신입사원 전형 최종 점수표입니다.

마지막 임원면접이 끝난 뒤 한양대 안산분교, 카톨릭대, 동국대, 명지대, 숭실대, 건국대 출신 7명의 점수는모두 4.0 이상으로 6명은 합격선, 한 명은 합격 후보군으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임원면접 뒤 2점부터 4.25점까지 분포돼 불합격 선이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출신 7명이 최종 합격한 겁니다.

금감원 조사결과, ″임원면접이 끝난 뒤 인사부가 명문대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올리고 합격권 내 기타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내리는 방법으로 합격과 불합격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성적이 아닌 출신학교를 고려한 가산점과 감점의 조정이 이뤄지면서 합격과 불합격의 결과가 뒤바뀐 겁니다.

면접 직후 안정적인 합격권이었지만 최종 불합격 처리된 지원자는 금감원 조사결과를 듣고 황당해합니다.

[감점 후 불합격 피해자]
″그 당시에는 제가 못해서 떨어졌나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과 듣고 보니까 약간 아쉬운 감정도 있고 허탈한 감정도 있고 좀 충격적이긴 해요.″

뭣보다 명문대 출신 지원자의 합격을 위해 희생양이 됐다는 생각에 허탈해했습니다.

[감점 후 불합격 피해자]
″과거의 십몇 년 동안 했던 노력이 결국에 학벌이란 것으로 나타나니까 그걸 부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학벌을 뛰어넘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이렇게 결과가 나온 게 조금 아쉽기도 하죠.″

하나금융은 금감원의 조사결과를 부정하며 하나은행이 입점한 주요 거래대학 출신을 채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과연 맞는 말인지, 해당 대학을 모두 확인해봤습니다.

서울대는 농협은행, 연세대엔 우리은행이 입점했고 불합격 처리한 명지대엔 오히려 하나은행이 입점해있습니다.

하나금융 해명대로라면 서울대와 연세대가 아니라 명지대 출신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줘야 합니다.

[심상정/국회 정무위원회 의원]
″하나금융은 기가 막힌 채용비리에 대해서 대국민 사과는커녕 은폐와 변명을 일삼고 있습니다.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서 반드시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합니다.″

하나금융에 재차 입장을 묻자 이번엔 합격한 지원자의 청탁이 없었던 만큼 채용비리가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MBC뉴스 김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