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현주

[단독] '검찰 내 성폭행' 조직적 은폐?…징계 없이 사표

입력 | 2018-02-11 22:06   수정 | 2018-02-1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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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3년 전 서울의 한 검찰청에서 한 부서의 부장과 평검사가 잇따라 사직서를 내는 일이 있었습니다.

검사가 그만두고 변호사를 개업하는 일은 흔한 일입니다만 당시 사표를 낸 부장검사는 성희롱 발언이 문제가 됐었고, 평검사는 알고 보니 최근 서지현 검사가 폭로한 검찰 내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였습니다.

피해자는 한 명이었습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징계 절차 없이 사표를 받아줬습니다.

임현주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5년 3월.

서울 한 지검의 A 부장검사는 회식 자리에서 B 여검사를 아이스크림에 빗대 ″맛있겠다″며 발언을 했고 논란이 커지자 사표를 냈습니다.

그리고 몇 달 지나지 않아 같은 부서의 C 검사가 돌연 사직했습니다.

법조계 안팎에선 이상한 말이 돌았습니다.

아버지가 검사장 출신으로 검찰 내 인맥이 탄탄하던 C 검사가 갑자기 사표를 낸 건 동료 검사에 대한 성폭력이 문제 됐기 때문이라는 거였습니다.

당시 검찰은 실제 A 부장의 성희롱 발언은 인정하면서도 C 검사는 일신상의 사유로 그만뒀다고만 밝혔습니다.

하지만 MBC 취재결과 C 검사는 서지현 검사가 최근 인터뷰에서 폭로한 검찰 내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였고, 두 사건의 피해자는 동일인인 B 검사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당시 검찰은 한 검찰청 내에서 연이어 성폭력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것을 우려해 감찰을 벌이거나, 징계절차 없이 사표를 받는 것으로 덮어버린 걸로 보입니다.

징계처분을 받지 않은 A 부장검사는 곧바로 지방에서 변호사 개업을 했고 C 검사는 한 대기업의 법률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진상조사단은 연이어 발생한 이 성범죄 사건을 수사 대상에 포함하고 당시 검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한 사실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임현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