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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지
목숨 끊기 전 마지막 메모 "선배 눈초리 불안 증상 심해져"
입력 | 2018-02-21 18:42 수정 | 2018-02-2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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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다시 뉴스센터입니다.
지난 설 연휴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그 배경에는 혹독한 신입 교육이 있지 않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고인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유서처럼 남긴 휴대전화 메모에는 당시의 고통스러운 심경이 담겨 있었습니다.
저희는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 내용 일부를 공개합니다.
전예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신입 간호사 박 모 씨가 숨지기 20분 전 자신의 스마트폰 메모장에 남긴 마지막 글입니다.
업무에 대한 압박감, 그리고 자신을 도제식으로 가르치는 선배, 이른바 ′프리셉터 선생님′의 눈초리로 의기소침해지고 불안한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고 적혀있습니다.
하루 서너 시간밖에 못 자고,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회복이 되지 않았다고 썼습니다.
남자 친구와 주고받은 메신저에도 ′자존감이 떨어졌다, 힘들다′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유족들은 이를 근거로 신입간호사 교육 때′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속칭 ′태움 문화′ 때문에 숨진 거라고 주장합니다.
[김 모 씨/박 씨 유족]
″태움이라는 것이 아이한테 전해졌고, 때리거나 꼬집거나 이것만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방치해버리고 잘못하면 모욕감을 주는 것이 다 태움의 일종…″
박 씨 사건이 알려진 뒤 다른 간호사들의 태움 피해 증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 모 씨/현직 간호사]
″실수로 인해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데 ″네가 환자 죽인 거다″ 이런 식으로 언어적으로 마음의 부담감을 주고…내가 이렇게 인생에서 가치 없었던 적이 있었나(생각하게 된다)″
대한간호협회의 최근 조사 결과 간호사 열 명 중 네 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은 자체조사결과 박씨에 대한 집단적 따돌림이나 괴롭힘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유족들로부터 제출받은 메모 등을 근거로 병원 관계자들을 소환해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전예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