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양효경

사진계 성폭력 피해자 "수백 명 더 있다"

입력 | 2018-02-27 20:23   수정 | 2018-02-2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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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지금 드러나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일 것입니다.

침묵하는 목소리가 얼마나 많을지 가늠해 볼 수 있는 한 설문 조사 결과를 소개합니다.

이번에는 사진계입니다.

양효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사진작가 배병우 씨는 대학생 제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일삼았습니다.

여대생에게 누드모델을 강요한 사진작가까지 폭로됐습니다.

[사진계 성폭력 피해자]
″(피해자가) 수백 명, 수천 명일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약한 사람, 말할 곳이 없는 사람을 굉장히 잘 알아보고…″

한 사진 전문지가 1년 전 사진계 내 성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입니다.

사진학과 학생과 모델 등 응답자 385명 가운데 신체적 접촉을 강요당한 피해자는 54%로 절반이 넘었습니다.

사적 만남을 강요당한 경우는 43%, 성적 관계를 요구받은 피해자도 27%나 됐습니다.

가해자는 상사나 선배 27%, 교수나 강사도 27%, 사진작가가 24%입니다.

가해자의 80%가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성적 요구를 전제로 학점 등의 이익을 제안받은 경우가 22%, 반대로 불이익을 받은 경우도 24%에 달했습니다.

성폭력이 권력관계에 기반해 일어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박지수/사진전문지 ′보스토크′ 편집장]
″이 권력자가 자신의 졸업까지 흔들어놓을 수 있다라든가 아니면 졸업 이후 내 진로가 어떻게 막힐 것인가…″

응답자 10명 중 8명은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는데, 가장 많은 이유가 ″문제 제기를 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였습니다.

설문조사가 이뤄진 시점은 2016년 10월.

이미 강력한 경고가 있었지만, 우리 사회는 그 뒤로도 1년 넘도록 이들의 호소에 귀를 닫았습니다.

MBC뉴스 양효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