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모으고 공연비 받고 아이들한테 참가비까지 거둔 합창단 대표가 비자금을 조성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16년 9월, 유엔 총회장에 선 레인보우 합창단.
″따뜻한 환영 부탁드립니다. 레인보우 합창단입니다.″
당시 합창단의 의뢰로 공연 일정을 짰던 여행사 대표를 만났습니다.
총경비로 1억 2천만 원이 든다고 견적을 냈더니, 합창단 김성회 대표가 1억 원을 더 쓴 것처럼 처리할 수 있느냐며 허위 영수증을 요구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여행사 대표]
″자기가 비자금 만들고 싶다. 자기는 여태까지 그렇게 했다. 자기는 1억 정도 받아야겠다, 이렇게 대놓고 얘기를 했어요. 영수증을 가짜로 좀 끊어달라고…″
대신 아이들을 위한 일정은 여지없이 빼라고 해 당황했다고 말합니다.
[여행사 대표]
″뉴욕에서 쉑쉑버거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어디 가고 이런 걸 김성회 대표가 일절 빼라고 했어요. 왜 그런 걸 아이들한테 해주냐면서…″
아이들의 여행이나 휴식 시간에 공연을 더 넣으라고 집요하게 요구하면서 후원금 때문이라고 대놓고 말했다고 기억합니다.
[여행사 대표]
″어디에 가면 또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그 일정도 또 넣어 달라고…″
한국에서 이미 2억 원이 넘는 후원금을 받았고 아이들로부터 참가비로 180만 원씩 4천5백만 원가량을 받았는데도 현지에서 후원금을 더 거두기 위해 강행군을 요구한 겁니다.
이건 아이들 혹사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면서 무리한 요구에 계약은 결국 파기됐다고, 여행사 대표는 밝혔습니다.
이중으로 돈 받은 공연은 또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6월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 연차 총회.
1박 2일의 일정으로 제주도를 찾아 축하 공연을 펼쳤습니다.
이때도 합창단 측은 부모들에게 20만 원씩 받았습니다.
[단원 부모]
″(왜 돈 낸 거예요?) 돈이 없다고. 저희는 없다고 하니까 없는 줄 알죠.″
그러나 모든 경비는 행사 주최 측에서 대행사를 통해 이미 다 지급했습니다.
[AIIB 연차총회 행사 대행사]
″예? 애들한테 돈을 받는다는 게 그게 잘 이해가 안 되는데…(비행기 타고) 오고 숙박하고 이런 것까지 비용을 포함해 가지고 개런티로 해가지고 (지급했습니다.)″
레인보우 합창단에서 7년간 활동했던 전직 단장은 대표가 합창단을 자신 소유의 사업체처럼 생각했으며 정치적인 욕심을 채우는 도구로 이용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현정 레인보우 합창단 전 단장]
″(김성회 대표가 말하길) 나도 국회의원 한 자리 해야겠다. 그리고 반기문 총장님이 가장 적격자고 이 아이들을 UN에 가서 같이 만나게 해서 나는 거기서 뭔가를 하겠다.″
이에 대해 김성회 대표는 허위 영수증과 비자금을 요구한 사실이 없으며, 제주도 공연 때 돈을 받은 건 대행사에서 받은 경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성회 한국 다문화센터 대표]
″(여행사에) 이익금을 기부해달라 하고 요청했어요. 그래서 기부받아 기부금 영수증 끊어서 줬어요.″
의혹과 논란은 계속되고 있고 합창단의 해명은 오히려 더 큰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반론보도] 레인보우 합창단 관련
본 방송은 지난 3월 2일자 MBC 뉴스데스크에 <올림픽 개막식 장식한 레인보우 합창단의 ′두 얼굴′> 등의 제목으로 평창올림픽 개막식 공연을 한 레인보우 합창단이 사실상 다문화센터의 앵벌이처럼 이용됐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레인보우 합창단 중 17명은 ″다문화센터의 후원금 등을 위해 앵벌이처럼 이용되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전혀 아니며, 올림픽 공연 참가비로 30만 원씩 납부한 것은 학부모들의 동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와 이를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