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오현석

트럼프 "만나겠다" 흔쾌히 수락…'백악관 발표'도 제안

입력 | 2018-03-09 22:17   수정 | 2018-03-0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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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독특하고 화끈한 리더십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정에서도 통 큰 면모를 곳곳에서 나타냈습니다.

정의용 안보실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오간 대화의 흐름을 대화록 형태로 정리해 봤습니다.

오현석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정의용 실장은, 먼저 ″여기까지 오게 된 데 트럼프 대통령이 큰 힘이 됐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을 보낸 건 한·미 간 완벽한 공조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란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정 실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본격적인 브리핑에선 ″김정은을 만나보니 솔직하게 얘기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다″, ″또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했습니다.

물론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지만, 김정은에 대한 우리 판단을 미국이 받아주고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한국 측의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브리핑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좋다, 만나겠다″는 흔쾌한 답변이었습니다.

제안을 받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수락 의사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고 사의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온 김에 한국 대표들이 직접 오늘(9일) 논의 내용을 백악관에서 발표해달라″는 ′깜짝 제안′도 내놓았습니다.

45분간의 면담을 마친 특사단은 2시간 동안 NSC 관계자와 발표할 문안을 조율한 뒤 청와대로 문 대통령에게 진전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 기자실에 직접 들러 ″중대 발표″를 예고하고 미국 백악관의 심장인 ′웨스트윙′ 앞에서 우리 대표단이 브리핑을 하는 것까지, 파격적인 일들이 이어졌습니다.

전격적인 면담과 합의문 발표까지, 특사단이 백악관에 머문 불과 5시간 동안 북·미 정상회담이란 역사적 결정이 현실화됐습니다.

MBC뉴스 오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