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국현

소송비 삼성이 대납…'반색'했던 MB

입력 | 2018-03-20 20:11   수정 | 2018-03-2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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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돈에 대한 집착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삼성이 로펌의 수임료 대납은 물론 ″소송 비용에 일정 금액을 추가로 주겠다″고 제안하자 이 전 대통령이 밝은 미소를 지었다는 사실도 김백준 전 기획관을 통해 검찰이 확인했습니다.

조국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007년 8월, 다스가 BBK를 상대로 140억 원 돌려받기 위해 제기한 1심 소송에서 패하자 대선 후보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노합니다.

다스 김성우 사장에게 ″그 많은 수임료를 쓰고도 왜 지느냐″며 ″돈 가져올 방법을 찾으라″고 종용했습니다.

이때부터 미국 대형 로펌 에이킨 검프의 김석한 변호사가 전면에 등장합니다.

김 변호사가 ″에이킨 검프가 다스의 미국 내 소송을 맡겠다″며 견적서를 제출하자 이 전 대통령은 한 술 더 떠 ″투자금 140억 원은 물론 이자 57억도 받아내라″고 지시합니다.

김 변호사는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을 만나 당선이 유력한 이명박 당시 후보를 위해 다스의 미국 수임료를 대납해줄 것을 요청했고 삼성그룹은 이를 받아들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2007년 9월, 김백준 전 기획관을 통해 김 변호사가 삼성을 접촉해 자금 지원을 승낙받았고 국내에서 지급할 경우 위험할 수 있어 에이킨 검프에 지불하겠다는 보

고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수임료 대납 이외에 삼성이 추가적인 불법 자금을 건넸던 정황도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인 2008년 3월, 이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방문한 김 변호사를 김백준 전 기획관과 함께 접견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변호사는 ″대통령 재직시에 삼성그룹이 ″에이킨 검프 소송비용에 일정 금액을 추가해 줄 테니 그 돈을 이명박 대통령을 돕는데 쓰라″고 했다는 말을 전했고 이 전 대통령은 밝게

미소를 지으며 삼성그룹에서 불법자금을 계속 지원받는 것을 승인했다는 게 김 전 기획관의 증언입니다.

이 전 대통령이 2009년에도 삼성그룹에게 계속해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던 사실도 김석한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에게 보냈던 자필 편지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140억원 회수에 성공한 뒤 삼성그룹이 수임료 67억원 이외에 추가로 건넨 돈을 돌려줄 것을 김석한 변호사에게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동안 대형 로펌이 다스 소송을 무료로 도와준다는 얘기만 들었지 관련 보고조차 받은 적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