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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 모녀 자살' 석연찮은 의혹들…여동생 체포영장

입력 | 2018-04-12 20:37   수정 | 2018-04-1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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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줄로만 추측이 됐었는데 갈수록 미심쩍은 사건이 되고 있습니다.

충북 증평에서 엄마와 어린 딸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됐던 최근 사건 얘기입니다.

이동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찰은 숨진 정 모 씨 몸에 타살 흔적이 없다는 부검 결과에 따라 자살로 잠정 결론 내리고 장례 절차를 위해 정 씨 유서에 언급된 가족 5명에게 시신 인수를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했습니다.

[충북 괴산경찰서 관계자]
″지금 저도 속이 타 죽겠어요. 유족들은 연락은 안 되지, 영안실에 단 한 분도 안 계시지…″

그런데 가장 가까운 혈육이자 정 씨와 함께 식당을 운영했던 여동생은 아예 연락이 되질 않았습니다.

경찰 확인 결과, 여동생은 해외에 있었습니다.

출국일은 1월 3일.

그런데 바로 전날인 1월 2일에 이미 해외에 있던 여동생이 입국한 뒤 곧바로 정 씨 명의로 된 차를 1천350만 원에 판매했고, 다음날 다시 출국한 겁니다.

여동생은 특히 당사자 동의가 필수인 언니의 인감증명서로 차를 팔았고 중고차 판매상과 연락할 때도 언니의 휴대전화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차를 판 시점이 1월 초, 모녀의 사망 추정 시점은 12월.

이게 맞다면 여동생은 언니가 죽은 뒤 언니 이름으로 차를 거래한 겁니다.

또 차 뒷자리엔 숨진 조카가 쓰던 고가의 카시트가 있었는데 중고차 매매상이 ″이건 가져가라″고 했지만 동생은 거부했다고 합니다.

카시트 챙길 시간이 없을 정도로 급했거나, 아니면 더 이상 카시트가 필요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경찰은 여러 의문을 풀기 위해 정 씨의 휴대전화 통신기록을 조회해 행적을 다시 뒤져보고 유서를 정 씨가 직접 쓴 게 맞는지 필적도 감정 중입니다.

또 정 씨가 남긴 카드빚 4천만 원은 누가 쓴 것인지도 확인할 계획입니다.

거듭된 입국 요청에 어젯밤 10시까지 들어오겠다던 여동생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경찰은 오늘(12일) 체포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