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남재현

마르지 않는 피해자 눈물…고통은 현재진행형

입력 | 2018-04-17 20:23   수정 | 2018-04-1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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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사람들 관심이 시들해졌다 싶자 이렇게 나 몰라라 책임을 떠넘기는 기업들의 행태에 생때같은 자식을 떠나보낸 사람들 또 아내를 떠나보낸 사람들은 가슴이 또 한 번 무너집니다.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삶이 송두리째 뒤틀린 가족들의 이야기를 남재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두 돌도 안 된 아들, 가습기에서 혹시 균이라도 나올까 살균제를 썼던 그날을 최병식 씨는 지금도 후회합니다.

갑자기 숨진 아들의 사인은 폐가 굳는 폐섬유화,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었습니다.

[최병식/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지금도 꿈 같죠. 산 사람은 살아야 된다는데, 너무 고통스러워요.″

아내 역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였지만 아들을 그렇게 보냈다는 죄책감에 식음을 전폐하다 역시 먼저 세상을 떴습니다.

[최병식/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옥시는 그런 걸 몰라요, 자기네들은, 진짜로. 이 고통을 당해보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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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셋, 아들 부자였던 이용국 씨는 셋째를 세 살 나이에 떠나보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원인을 몰라 첫째, 둘째 아들 방 가습기에 살균제를 계속 넣었던 것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결국 첫째는 천식으로 둘째는 간질환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이용국/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살아있는 애는 살아있는 대로 미안하고요. 죽은 애는 보고 싶고 못 만져주고 못 키워서 미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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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걸리면 치료는 불가능, 엄습하는 통증보다 언제 닥칠지 모를 죽을 날을 기다리는 게 더 큰 고통이기도 합니다.

[이미희/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너무너무 힘든 거에요. 지금 가면 갈수록 가슴도 아프면서 조금만 일을 하면 이런 데가 다 조여와요.″

MBC뉴스 남재현입니다.